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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식과 허기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2월1l일에 선거할 대통령선거인단후보등록이 끝나자 대통령후보를 내세운 민정 (전두환후보) 민한 (유치송) 국민 (김종철) 민교 (김희석)등 4개당은 우선 선거인단에 당원후보를어느정도 냈느냐를놓고 희비쌍곡선을 긋고있다. 각당사정과 선거인단 경쟁상황등을 모아본다.

<민정후보끼리 8대1경쟁>
…민정당은 선거인단을 몇명 더확보하는 것보다는 잡음이 일어나지않도록 통열을 가라앉히는데 당조직을 동원하고 있다.
이재형대표위원과 권정달사무총장은 전국시·도지부 결성대회를 빌어 당내의 과열경쟁을 여러번 경고했고 권총장은 최근 행정부의 고위관계자를만나 행정선거 또는 관권개입의 인상이 갈만한 의심받을 일을 일체 하지 말아달라고 오히려 부탁했다는것.
이대표위원은 시·도지부결성대회에서『일부 지역에서는 선거인정수보다 민정당소속출마자가 더 많다고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않으니 양보의 미덕을 발휘해달라』고 했고, 어떤 곳에서는 『제발 사정한다』고 까지 호소했다.
예산-홍성-청양등 몇개 구역은 사실상 민정당소속끼리만 당선경쟁을벌이고 있다는것이 중앙당의 지적.
서산-고양의 어느면에서는 민정당내의 선거인후보경쟁이 무려8대1이되는 곳도 있었다는 얘기.
경쟁이 치열한 곳일수록 지구당위원장은 곤욕스럽다. 방지침에 따라 선거인 정수의 7O%만 추천하게 되면 탈락자들은 의원장을 원망하게 되고 심지어 『국회의원선거때 보자』고 등을 돌리는 사람까지 나온다는 것.
경남의 어떤지역에선 아저씨와 조카가 서로 민정당후보로 나서겠다고고집하여 지구당위원장이 두사람올 불러놓고 담판을 했으나 막무가내, 두사람다 무소속으로 출마토록 손을 들고말았다는 얘기도있다.

<10곳도 안되는 과반수달성>
…『목포는 60∼70%, 「마지노」선은 과반수』 -. 이것이 민한당의 선거인후보 확보계획이었으나 후보등록마감 다음날인 3O일 아침엔 민한당간부들이 침통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른 아침부터 당사에 나온 유치송총재도, 신상우사무총장도, 김원기대변인도, 어느누구도 민한당의 후보등록결과에 관해 얘기하려조차 않았다.
김대변인은 『지구당보고가 늦어서 후보등록결과를 지금 밝히지 못한다』고 말했으나 사실은 등록상황이 예상보다 훨씬 저조해서 내놓기가 쓱스러온 표정이다.
당초 신총장은『우리당의후보가과반수에 훨씬 미달하면 대통령선거에 참여하는 의미가 없으므로 등록결과를 가지고 결론을 내릴것』이라고 공언해왔기 때문에 실제로 몇명이 등록했는가가 더욱 관심거리가 됐던것.
후보등록에 관한 우울한 보고는 29일 아침부터 중앙당사와 당간부집으로 쏟아져 올라왔다.
의정부의 이영준위원장과 김택환제주위원장이 당원후보를 내세우는데 이런저런 애로가 있다고 고충을 보고했고, 서대문의 손세일위원장은 급히 중앙당으로 달려가 『벽보용 사진값 지급등 모든 수속절차가 끝난 후보들이 오늘아침 별안간「×××씨도 함께 입후보한다면 나는 나갈 필요가없지 않느냐」는등의 이유를 붙여서까지 꽁무니를 빼고 있다』며 희한한 진풍경이라고 혀를 찼다.
후보등록이 저조한 이유에대해 김변인은△정치일정이 앞당겨져 시간이 촉박했고△재력이 모자라「오리발」지원 어려웠으며△야당후보 나서면 농협조합장등 지역사회진출에 지장아 있을것이라는 지레짐작으로분석.
반면 당직자나 10대의원의 상당수는 체면등을 고려해 과반수목표를 달성해 유치송 김은하 신상우 금준섭 유한열 최운지 김원기씨등은 선거인정수의 50%정도를 대부분 당원으로 내세웠다고 공개.

<「참가에의의」강조하기도>
…김종철총재를 대롱령후보로 내세운 국민당은 30일 당무회의를열고 지구당들로부터 올라온 후보등록상황을 보고받았으나 역시 우울한 분위기.
조용직부대변인은 회의후 『당무회의는 후보등록이 예상했던것보다 적은것으로 평가했다』 고 건하면서『그러나 등록이 적은것이 국민당에 대한기대가 적다는 뜻인지, 아니면 위축되어있는것을 나타내는지는 지역주민들이 더 잘 알것이므로 우리는 앞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우리를 지지하는 무소속후보에게 당후보에 못지않은 관심을 보이기로했다』고 설명.
이에반해 민권당의 김의택후보는△당추친 5백50명△친민권무소속 2백명이 확보됐으며 집계가 끝나면 1천3백명은 될것이라고 호언.
이에대해 한지구당위원장조차『총재님 발표와 선관위 발표가 혹시 다르지는 않습니까』고 걱정했는데, 그러면서 김총재는『일제때 3·1독립운동을 시작한것이 꼭 독립시켜줄것으로 알고 했겠느냐』고 말해「참가의 의의」를 강조했다.

<후보끼리 "벌금공증" 까지>
…대통령선거인 선거를 깨끗하게치러야한다는 정부와 정당들의 다짐에 따라 일부지역에서는 벌금공증까지설정하는가 하면 어떤 곳에서는 후보자들끼리 결의문을 채택. 경북경산군안심읍의 입후보자 7명은(4명선출) 지난27일 읍내에 있는 대구합동법률사무소에서『선거기간중금품수수등 위법사실이 적발되면 1천만원의벌금을 상대방후보에게 지급한다』는 합의사항을 공정증서로 작정하여 각각 1통씩 나눠가졌다.
이의 공정증는△퇴폐적 선거분위기 방지를 위해 일체의 금품수수행위금지△후보자및 그 가족과 선거운동원이 금품수수행위를 하다가 적되면 1천만원의 벌금을 후보에게 지급△주민이 이를 적발했을경우 신고자에게 1백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내용.
전북진안군에서 출마한 36명은 공명선거실시에 앞장서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거물경합지역선 1위 경쟁>
…선거인단선거의 이색대결지구를보면 서울종로1구에서 현대「그룹」회장이며 전경련회장인 정주영씨와 대한항공사장이면서한진「그룹」회장인조중훈씨가 붙었고 종로3구에선 구자경「릭키·그룹」회장과 최종환 삼환기업회장·승상배 동화기업회장이 경합.
중구2구에서는 조운해대한병원협회회장· 최원식동아 「그룹」 회장· 이지극「퍼시픽· 호텔」사장등 8명이 나섰고 영등포 2구에서도 배종렬 한양주택사장· 황정연전해군참모총장· 최택원전총무처차관이붙어있으며 김일환전내무장관과 주창균일신제강사장이 같은선거구 (용산1구) 얘서 나왔다.
한선거구에서 보롱 5명을 뽑기때문에 생사를건 싸움은 아니나『아무개보다 표가 적어서야 되겠느냐』는 경쟁심때문에 뜨거운 일전이 되리란얘기. 심지어 어떤 후보는 참모에게지원은 충분히 함테니 어떻게해서든○○후보보다는 표를 많이 받아야한다고 독려했다는것.

<무소속후보지망자회견자청>
…정당공천대통령후보가 4명이나되는 터에 무소속으로 정상에 도전하겠다는 사람이 신문사에 기자회견을 자청하는등「용맹」을 보이고 있다.
멎차례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신문사에 전화를 걸었던 권혁통씨(43·서울구로구구로동773)는지난26일드디어 대통령출마를 선언하는 유인물을 언론기관에 돌렸다.△학력=독학△경력=예수교장로△저서=2권이라고 스스로소개한권씨는『무소속도국민의지지를 받아 등록하면 헌법을 빚나게할뿐아니라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만천하에 과시할 수있는 좋은 기회로생각했기때문에 출마를결심하게됐다』는변.
권씨가 입후보하려면 유권자3백∼5백명의 추천을 받아야하는데 그가이런 절차를 밟아 입후보 하겠다는 초지를 관철할지 두고볼일이다.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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