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지사 "자식 잘 가르치지 못한 불찰"

중앙일보

입력 2014.08.18 02:12

업데이트 2014.08.19 13:31

지면보기

종합 10면

남경필 경기지사가 17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최근 불거진 장남의 군부대 폭행사건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남경필 경기지사의 아들이 후임병에게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남 지사의 아들은 현재 경기도 포천의 6사단에서 근무하고 있다.

 육군에 따르면 6사단 포병부대에 근무하는 남모 상병은 후임인 A일병이 행동이 느리다는 이유로 지난 4월부터 이달 초까지 약 4개월 동안 수차례에 걸쳐 군화를 신은 발로 걷어차거나 주먹으로 턱과 배를 구타했다. 또 지난달 중순부터 최근까지는 또 다른 후임 B일병을 뒤에서 껴안거나 바지 지퍼 부위를 손등으로 치는 등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이달 초 해당 부대에서 실시한 가혹행위 전수조사에서 드러났다. 남 지사는 자신의 아들이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17일 오후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아들이 군 복무 중 일으킨 잘못에 대해 피해를 입은 병사와 가족분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 “사회지도층의 한 사람으로서 자식을 잘 가르치지 못한 점은 모두 나의 불찰”이라며 “아들은 조사 결과에 따라서 법에 정해진 대로 응당한 처벌을 달게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지사는 “아버지로서 같이 벌을 받는 마음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겠다”고 덧붙였다.

 ◆신문 기고 논란=공교롭게도 남 지사는 아들의 가혹행위가 공개되기 하루 전 복무 중인 아들과 관련한 글을 본지에 기고했다. 본지 15일자 오피니언면(28면)의 ‘나를 흔든 시 한 줄’이라는 코너에 김현승 시인의 ‘아버지의 마음’을 인용한 뒤 “아들 둘을 군대에 보내놓고 선임 병사에게 매는 맞지 않는지, 전전긍긍했다 ”고 적었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은 남 지사가 아들의 가혹행위를 알고도 이런 글을 기고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군에 따르면 남 상병은 지난 11일 헌병에게 인계돼 조사를 받았으며, 13일 형사 입건됐다. 육군 측은 “남 상병의 집에는 규정에 따라 13일 연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남 지사가 본지 기고문을 보내온 건 11일이었다. 시점상 아들의 가혹행위가 통보되기 전이다. 남 상병은 남 지사의 큰아들이고, 둘째 아들은 형보다 먼저 입대해 현재 육군 모 부대에서 병장으로 복무하고 있다.

유성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