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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상식 넘은 44·49 … 파격 감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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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통합예선 D조 결승>
○·옌환 5단 ●·나현 4단

제5보(42~49)=“한국에는 나현, 중국에는 옌환.” 앞으로 그런 말 나올 법 하다. 오늘 바둑 깊이 본다면 그리 예상해도 틀리지 않겠다. 

 초점은 옌환의 44·나현의 49다.

 먼저 42, 44는 바른 수순이다. 45 한칸도 절대. 45를 두지 않으면 백C, 흑D, 백E가 좋은 맥이 된다. 다음 흑F는 백G로 흑이 크게 곤란하다. 

 44가 빼어난 감각이었다. 보통은 A 또는 B. 하지만 이 국면에선 중앙이 초점이다. 우하 백 세력이 대단히 두텁기 때문이다. 백은 우하 세력을 살려야 한다. 그럴 때 실전 44는 A나 B보다 중앙에 한 발 더 가깝다. 중앙 싸움에 힘이 된다. 44는 옌환의 실력이자 안목이다. 

 가만 있자, 백이 44를 두지 않고 C 치중을 먼저 하면 안 되나? 그건 흑이 좌변을 모른 체하고 B에 두어 백이 나쁘다. 2선의 C보다는 4선의 B가 훨씬 큰 자리다. 

 나현의 안목도 같은 수준이다. 47에 이은 49가 탁월한 감각. ‘참고도’ 1이 보통의 감각인데, 이 국면에선 2~4가 좋다. 이후 흑a, 백b 이하 백h까지 중앙이 백의 수중에 크게 들어간다. ‘참고도’를 피한 실전 49가 멋진 감각인 이유다. 백이 a 두어 한 점 잡으면? 그건 작다. 버려도 좋다.

 44·49에는 파격(破格) 같은 시원함이 있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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