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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오는 요우커들 … 화장품·숙박·여행주는 신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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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요우커(游客·중국인 관광객)를 잡아라.’

 한국을 찾는 요우커가 해마다 가파르게 늘면서 씀씀이도 커지자 국내 내수시장에 대한 요우커의 파급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특히 오는 9월 8일 중추절(추석)을 시작으로 인천 아시안게임을 전후해 요우커가 대거 몰릴 것으로 보인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요우커가 한국 내수시장의 핵심고객으로 떠오르며 기업 실적에 주요 변수가 됐다”며 “9월 이벤트가 10월 국경일로 이어지며 중국 관광객들이 크게 늘 것”이라고 봤다. 국경절이 낀 10월부터 춘절이 있는 다음해 2월까지가 중국 최대 소비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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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요우커는 432만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35.5%를 차지했다. 관광객 씀씀이도 커졌다. 요우커가 지난해 한국에서 쓴 돈은 7조6700억원에 이른다. 1인당 평균 지출액은 232만원으로 5년 전(129만원)과 비교해 80% 늘었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1인당 평균 지출액(172만원)보다 1.3배 많은 수치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을 찾는 요우커가 매년 20%씩 늘어 2018년엔 1000만 시대가 될 것”이라고 봤다. 홍콩의 중국 관광객 규제, 중·일 대립구도, 중국 내 한류 바람 등의 영향으로 한국이 관광 요지로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요우커의 씀씀이가 커질수록 증시에도 영향을 준다. 요우커가 여행을 다니고, 자고, 쇼핑하는 곳(기업)에 돈이 몰리면 주가가 오르기 때문이다. 요우커 수혜주는 크게 화장품·숙박·여행·레저 업종이다. 요우커의 쇼핑 바구니에 빠짐없이 담기는 게 화장품이다. 지난해 선호하는 쇼핑 품목 1위(73.1%)에 올랐다. 실제 8월 들어 아모레퍼시픽은 13.9%나 올랐고, LG생활건강(5.8%)·에이블씨엔씨(3.8%) 화장품 관련주가 줄줄이 오름세다. 한국에서 여행과 레저를 즐기는 요우커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전종규 연구원은 “요즘 요우커의 약 70%는 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한다”며 “서울을 벗어나 제주도·강원도 등 자연 경관이 뛰어난 지역으로 여행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숙박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관광지마다 수많은 비즈니스 호텔이 세워졌다.

 증권가에서도 요우커 수혜주 찾기가 한창이다. 특히 공통으로 추천하는 종목이 있다. 요우커의 지갑이 가장 많이 열리는 수혜주들이다. 바로 아모레퍼시픽·호텔신라·파라다이스·리홈쿠첸 4종목이다. 최근 1주당 200만원을 넘어 ‘황제주’에 오른 아모레퍼시픽이 단연 돋보인다. 조현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쪽 사업 성공과 면세점 매출 증가로 2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고 했다. 매출액(9667억원)은 지난해 동기 대비 21% 늘었다. 특히 요우커 소비가 늘며 국내 면세점 판매액은 지난해의 2.3배로 증가했다. 호텔신라 주가(12만4000원)는 14일 기준 연초 이후 무려 89%나 급등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면세사업에서 중국인 매출 비중이 50%에 이른다”며 “중국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는 데 따른 수혜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고 얘기했다. 면세점 해외 진출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에 힘입어 추가 상승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기업인 파라다이스도 요우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2분기 중국 VIP고객들의 배팅액이 크게 늘었다. 작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8369억원이다. 그만큼 파라다이스를 찾는 요우커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리홈쿠첸도 대표적인 요우커 수혜주다. 요즘 한국 밥솥을 들고 출국장을 나서는 중국 관광객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한국 밥솥의 밥맛이 뛰어나다’는 인식이 중국 주부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다.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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