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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칼날' 잡은 버핏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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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사진)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리콜사태 와중인 올 2분기에 GM 지분을 늘렸다. 버크셔해서웨이는 1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올 6월 말 현재 GM 지분이 3296만56주”라고 밝혔다. 1분기 말보다 296만56주를 더 사들인 것이다. 지분율은 2.06%에 이른다. 지난주 말 주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지분가치는 11억1060만 달러에 이른다. CNN머니 등은 “올 들어 GM이 점화스위치 등의 불량으로 수백만대 차량을 리콜했다”며 “그 바람에 올 들어서만 주가가 17% 이상 폭락했는데도 버핏이 지분을 늘렸다”고 전했다. 이는 증권판 상식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투자의 세계에선 ‘떨어지는 칼 날(종목)은 잡지 말라!’는 게 상식이다.

 왜 그랬을까. GM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믿음이 이유로 꼽힌다. 버핏은 CEO 매리 배러(53)의 열렬한 지지자다. 그는 올 1월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GM CEO가 된 배러를 두고 “다이나마이트 같은 사람이다. 당신은 그런 경영자를 찾기 어렵다”고 극찬했다. 버핏의 돈은 대표적인 스마트머니로 꼽힌다. 그의 투자가 곧 장기적인 미래에 대한 보증이나 마찬가지다. 2008년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을 때 골드먼삭스가 버핏의 50억 달러를 유치해 시장의 불신을 잠재웠다. GM도 버핏의 주식매수 덕분에 ‘골드먼삭스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있다.

 한편, 버핏의 투자회사인 버크셔해서웨이 주식(A주) 가격이 이달 14일 처음으로 20만 달러를 넘어 20만2850달러(약2억690만원)에 이르렀다. 버크셔해서웨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주가는 2006년 처음으로 10만 달러를 넘어섰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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