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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마르베이크, 한국 안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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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 1순위였던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62·네덜란드·사진) 감독과의 계약이 최종 무산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7일 “마르베이크 감독과 계약 협상이 여러가지 조건이 맞지 않아 결렬됐다”고 밝혔다. 우선협상 대상자 3명 중 1순위였던 마르베이크를 네덜란드에서 만난 이용수(55) 기술위원장은 지난 7일 “일주일 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고, 마르베이크도 한국 감독직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하지만 협상은 완전히 물 건너갔다.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봉과 한국 체류기간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축구협회는 연봉 약 2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연봉에 붙는 세금 문제에서 입장 차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마르베이크는 “유럽파 한국 선수들이 많으니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감독직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한국 체류기간을 최소화 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축구협회 입장에서 이는 부담스런 요구였다. 국내 팬 정서상 ‘재택근무’란 비난 여론이 생길 수 있고, K리거들의 박탈감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협상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이 위원장은 “연봉 협상시 정보가 노출되면 협상 과정에서 불이익이 예상된다”며 후보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마르베이크가 감독 후보 1순위임이 공개됐다. 대략적인 연봉이 공개돼 2, 3순위 사령탑과 협상 때 불리할 수 있다.

축구협회는 월드컵 본선 16강 이상 성적, 영어 구사력 등 8가지 조건을 제시했고, 2, 3순위 사령탑은 베일에 쌓여 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그리스의 16강을 이끈 페르난도 산토스(60·포르투갈), 2002년 월드컵에서 스페인을 지휘한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59·스페인) 감독 등이 후보군으로 예측된다. 일단 다음달 5일 베네수엘라, 8일 우루과이와 평가전은 홍명보(45) 전 대표팀 감독을 보좌했던 코치진이 맡거나, 임시 사령탑 체제로 치를 가능성이 크다.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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