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거포 내야수 강정호 … MLB가 보인다

중앙일보

입력 2014.08.04 01:20

업데이트 2014.08.0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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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지난 2008년 창단한 프로야구 넥센은 재정이 어려워 스타급 선수들을 다른 구단에 팔 수밖에 없었다. 장원삼(31·삼성) 황재균(27·롯데) 등이 팀을 떠나는 동안 구단 내부에 ‘트레이드 불가’ 선수가 하나 있었다. 유격수 강정호(27)다. 강정호만큼은 수십 억원과도, 에이스급 투수와도 절대 바꾸지 않았다.

 2014년 강정호는 국내 구단이 탐낼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올 시즌 뒤 강정호는 넥센의 동의를 얻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다.

 강정호는 지난 2일 LG와의 잠실 원정경기 1회 리오단으로부터 투런포를 터뜨렸다. 시즌 30호 홈런을 때린 그는 홈런 선두인 팀 동료 박병호(28·33개)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그가 LG전에서 쏘아올린 건 단지 홈런 하나가 아니다. 크고 높은 꿈을 향한 한 방이었다. 유격수로서 30홈런을 때린 건 1997년 해태 이종범(44·한화 코치) 이후 17년 만이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가 30홈런을 때린 건 해외 스카우트가 주목할 만한 이슈다. 이종범은 30홈런을 기록하고 이듬해 일본 주니치에 입단했다. 장종훈(46·한화 코치)도 유격수로서 30홈런을 때린 적이 없다. 그는 1991년 홈런왕(28개)에 오른 뒤 1루수(또는 지명타자)로 전향해 1992년 41홈런을 쳤다.

 강정호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며 시즌을 마쳤을 경우 44홈런까지 기록할 수 있다. 강정호는 일본보다 미국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분 있는 해외 진출이라면 넥센 구단도 막지 않을 생각이다.

 ‘메이저리거 강정호’의 탄생 가능성은 0에 가까웠다. 그러나 강정호는 그 확률을 스스로의 노력으로 조금씩 끌어올리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아시아인 내야수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마쓰이 가즈오(39), 이와무라 아키노리(35) 등 일본인 내야수들이 차례로 실패했다. 일본 내야수들은 인조잔디 수비에 익숙해 천연잔디가 많은 미국에서 적응하기 어려웠다. 기계적인 플레이는 잘하지만 빠르고 까다로운 타구 처리에 약했다. 타석에서 펀치력도 떨어졌기 때문에 빅리그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강정호는 좀 다르다. 몸이 유연하고 어깨가 강해 메이저리거 같은 수비가 가능하다. 광주일고 시절 투수와 포수까지 봤을 만큼 다재다능해 묘기 수준의 수비를 보여준다. 양상문(53) LG 감독은 “기본기는 일본 선수들이 낫지만 메이저리그 성공 가능성은 강정호가 더 크다. 타격도 좋아 메이저리그 팀들이 흥미를 느낄 만하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강정호는 발전 의지가 강하다. 그는 2012년 25홈런을 터뜨리며 국내 최고의 유격수로 도약했다. 탄탄대로에 들어선 뒤에도 강정호는 한 번도 긴장을 풀지 않았다. 수비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애썼고, 여름마다 찾아오는 타격 슬럼프를 빨리 극복하는 방법을 찾았다. 올 시즌 타율(0.341·9위)과 타점(85개·2위)도 정상권에 올라섰다.

 강정호의 휴대폰 메신저 대문에는 ‘초심’이라는 단어가 써 있다. 그는 “처음 주전이 됐던 2008년을 잊지 않으려 한다. 그때는 매 경기를 고교 전국대회 치르듯이 몸을 날리며 뛰었다”며 “나태해질 것 같으면 초심이란 말을 한 번씩 본다”고 말했다.

◆조인성 3점포, 두산 제압=한화 조인성은 대전 두산전에서 1-1이던 6회 말 2사 1·2루에서 3점홈런을 터뜨려 4-2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은 에이스 니퍼트를 내고도 4연패에 빠졌다. 한화 김태균은 4타수 2안타를 기록, 타율 0.386으로 KIA 김주찬(0.385)을 제치고 타격 1위에 올랐다. 인천 경기는 SK가 5-2로 앞선 2회 말 비로 노게임이 선언됐다. 양팀의 모든 기록은 사라졌으나 심판 볼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NC 찰리는 4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 LG-넥센의 잠실경기는 비로, KIA-삼성의 광주 경기는 경기장 안전 점검을 이유로 연기됐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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