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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인성이 부모 인성 비난·경멸 대화 말아야" 학부모 상대 특강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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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인성교육은 아이들 일인 줄만 알았는데 부부간 소통과 회사 생활까지 모든 분야에서 인성이 핵심이었어요.”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 인성캠프 참가 학생들이 다례를 배우는 동안 학부모들은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의 부모 인성교육 강의를 들었다. 조 교수가 “자녀의 인성이 곧 부모의 인성”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선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조 교수는 “청소년들은 이성적 판단을 관장하는 뇌의 부분인 ‘전두엽’이 발달하지 않아 스트레스 호르몬이 쉽게 분비된다”며 “비난·경멸·담쌓기 위주의 대화법을 벗어나라”고 말했다. 그는 “어른인 부모 먼저 자녀의 얘기에 경청·공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맨 앞자리에서 고개를 끄덕이던 김진숙(45·여·서울 양천구)씨는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고 있었다”며 “이번 기회에 올바른 대화법을 고민해야겠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한국 학생들의 학력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이지만 사회성·협동심은 꼴찌”라며 “이 상태에선 창의적 인재가 나오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는 “인생의 성공을 가늠하는 지표는 지적 능력이 아니라 인성”이라고 강조했다. 함께 강의를 듣던 조우석 전 하버드대 입학사정위원도 “바른 인성을 가진 학생들은 반드시 성공한다”며 “인성도 실력”이라고 말했다.

 강의 후 이어진 학부모·전문가·국회의원 간담회에서는 인성교육 확산을 위한 다양한 주장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은 “법과 제도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부모의 관심과 변화”라고 말했다. 최익동(42·강서구)씨는 “현실적으로 성적 위주의 대입 제도 아래선 인성교육이 쉽지 않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허선화(42·여·충남 서산)씨는 “어른이 돼도 ‘내가 누구인가’란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며 “주입식 교육이 아닌 전인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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