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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균 “오대양 때 아버지 고초 떠올라 도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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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73) 청해진해운 회장의 장남 대균(44)씨를 조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26일 “대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27일 중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균씨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계열 회사들의 경영진과 짜고 회사 돈을 빼돌린 혐의(횡령·배임)를 받고 있다. 그가 상표권 사용료, 자문료 등의 명목으로 50억원 이상을 챙긴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대균씨를 상대로 세월호의 소속사인 청해진해운의 경영에 개입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청해진해운의 최대주주는 39.4%의 지분을 보유한 ‘천해지’이며, 이 회사의 지분 42.81%를 아이원아이홀딩스가 가지고 있다. 대균씨와 동생 혁기(42)씨는 아이원아이홀딩스 지분 19.44%씩을 소유하고 있다. 검찰은 아이원아이홀딩스-천해지-청해진해운으로 이어지는 지배 과정 속에서 대균씨가 세월호 운영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수사팀은 대균씨에게 세월호 구조 변경이나 평형수 줄이기 등을 알고 있었는지, 청해진해운으로부터 급여 형식의 돈을 받았는지를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대균씨는 “세월호 사건에 대해 언론이 보도하는 것을 보고 예전에 아버지가 고초당한 게 떠올라 도피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진술했다. ‘아버지의 고초’는 1991년 유 회장이 검찰의 오대양 사건 재수사에서 신도들로부터 헌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상습사기)로 구속돼 4년간 수감됐던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날 경기도 용인시의 오피스텔에서 구원파 신도 박수경(34)씨와 함께 체포된 대균씨는 4월 21일부터 그곳에서 은신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오피스텔에서는 구원파 계열사가 판매하는 건강보조식품과 유 회장이 쓴 책 『꿈같은 사랑』 등이 발견됐다. 대균씨 가족은 세월호 침몰 3일 뒤인 4월 19일 구원파 집단생활 공간인 경기도 안성의 금수원에서 측근들과 대책회의를 한 뒤 도주를 결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대균씨 신변보호 역할을 맡아 온 것으로 알려진 박씨에 대해서도 27일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균씨와 박씨 두 사람은 세월호 사건 이전부터 알고 지내 온 사이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언 기자 joon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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