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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에 희귀 철새 다시 날아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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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새만금에서 발견된 저어새. [사진 군산시]

세계적 희귀 철새들이 새만금에 새로 만들어진 생태환경을 찾아 날아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 군산시는 새만금 내측 습지대에 서식 중인 저어새·장다리물떼새·민물가마우지 등 철새 수천 마리를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철새들이 살고 있는 곳은 새만금 내측의 만경강과 동진강 하류에 새로 생겨난 습지대다. 세계 최장 방조제를 쌓아 바닷물을 막은 새만금에서는 물막이 공사 후 갯벌·습지 등의 환경 훼손으로 철새들의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었다.

 새만금을 찾은 철새 중 가장 관심을 끄는 종은 여름철새인 저어새다. 새만금에 7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저어새는 천연기념물(제205-1호)과 멸종위기종1급으로 지정돼 있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 동부와 대만, 일본 등에 2400여 마리가 살고 있을 정도로 개체수가 적다.

 시베리아에서 번식을 위해 남쪽으로 내려온 장다리물떼새는 30여 마리가 관측됐다. 장다리물떼새는 우리나라를 찾는 희귀 철새 중 하나다. 주로 2~4마리 정도가 함께 있는 것이 관측됐지만 30마리까지 확인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밖에 새만금에는 민물가마우지 100여 마리와 텃새화가 진행되고 있는 흰뺨검둥오리 300여 마리, 도요새와 백로 수백 마리 등이 확인됐다.

 군산철새조망대 한성우(43) 학예연구사는 “새만금 습지는 수초나 먹이가 풍부해 철새가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사는 또 “국제적인 보호종 저어새를 비롯한 희귀 철새들이 새만금을 많이 찾고 있는 만큼, 매년 공식적인 개체수 파악 등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권철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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