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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김무성 집 찾아간 이준석, 당내 인사검증 기구 설치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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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새누리당 이준석 혁신위원장이 지난 17일 밤 김무성 대표를 찾아가 당내 인사검증기구 설치를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수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대표는 즉답은 하지 않고 “내용을 잘 모르니 안을 보내 보라. 살펴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날 오후 10시30분 김 대표의 자택인 서울 여의도 아파트의 로비에서 이뤄졌다. 김 대표가 7·30 재·보선 지원으로 따로 만날 짬을 내지 못하자 이 위원장이 자택 앞에서 김 대표를 기다린 것이다. 이들은 약 15분간 대화를 나눴다. 이 위원장은 당내 현역 의원에게도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 이중국적, 병역 문제 등의 검증 기준을 적용해야 하며 ▶이를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사검증기구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구체적인 안을 보내 달라. 살펴본 뒤 다시 얘기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이준석발(發)’ 인사검증기구를 둘러싼 당내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환영도 있지만 부정적인 기류도 만만찮다. 한 초선 의원은 “임명직이 아닌 국민의 선택을 받은 선출직을 대상으로 당이 임의로 만든 법·도덕적 잣대를 적용하는 데 대해 ‘선거 의미가 퇴색한다’고 우려하는 의원이 많다”고 전했다. 김 대표 측 인사는 “김 대표가 내세운 상향식 공천과 검증위 구성이 약간 모순된 측면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혁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직(職)을 던질 것”이라면서도 “조만간 김 대표를 다시 만나 자세히 얘기할 기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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