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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누보분양사기' 강남서 경찰관들 골프·룸살롱 접대 등 '뇌물파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재미교포들을 상대로 74억원의 분양사기를 벌인 혐의로 수배중인 아르누보씨티 최두영 회장이 서울 강남경찰서 경찰관들에게 골프ㆍ룸살롱 접대와 함께 골프채와 현금을 건네는 등 '뇌물 파티'를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장영섭)는 매형인 최 회장과 함께 아르누보씨티 분양사기관련 경찰 고소사건 무마를 위해 경찰관들에게 4300여만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D건축업체 대표 박모(46)씨를 11일 구속기소했다. 강남서 재직시절 뇌물을 받아오다 경찰에서 퇴직한 뒤 D사 이사로 재취업해 동료 경찰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혐의(알선뇌물수수 및 변호사법 위반)로 류모(43)씨도 함께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회장 등은 주상복합건물인 강남서초 아르누보씨티 분양사기를 당한 교포들이 강남경찰서에 처음 고소장을 접수한 2010년 11월 직후부터 사건을 맡은 수사과 경찰관들을 상대로 집중적인 로비를 벌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같은 해 12월부터 2012년 5월까지 당시 강남경찰서 수사과 경제5팀장이던 김모(36ㆍ구속)경감과 당시 수사과 경위이던 류씨, 김모 경사를 상대로 매월 두세차례 모두 30여차례의 룸살롱ㆍ마사지 및 골프 접대를 했다. 김 경감은 80만원짜리 포틴아이언세트 골프채 선물과 서울 역삼동 S골프연습장 회원권(84만여원)과 900만원의 현금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류씨와 김모 경사도 향응접대와 별도로 부서 회식비와 접대비, 노트북 대금지급 등 명목으로 수백만원의 현금을 챙겼다고 한다.

박씨는 또 2012년 2월 김 경감에게 고소사건을 직접 수사중인 같은 서 경제3팀장인 정모 경감에게 수사무마를 위해 전달해달라며 500만원을 건넨 혐의(제3자 뇌물교부)도 받고 있다.

류씨는 최 회장 등으로부터 동료 경찰에 대한 수사무마와 수사진행상황을 알아봐달라는 청탁을 받고 별도로 현금 1600여만원을 받은 혐의(알선뇌물수수)도 적용됐다. 류씨는 강남서에서 경위로 재직하던 중이던 2011년 7월 또 다른 비위사건에 연루돼 1계급 강등처분을 받아 경사로 강제 퇴직했다. 그런 뒤에도 이듬해 3월 이 사건 무마를 위해 옛 동료경찰관들에 대한 로비를 조건으로 박씨의 회사 이사로 취업해 급여 등 명목으로 9600여만원을 받아 변호사법 위반 혐의가 추가됐다.

검찰은 이들외에 아르누보씨티 분양사기 고소사건과 관련해 또 다른 경찰관들도 금품을 받았는지 수사중이다. 아르누보씨티 분양사기 사건은 2006~2010년 아르누보씨티 최두영 회장이 이모 대표와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을 오가며 교포들을 상대로 "강남에 호텔식 레지던스를 짓겠다"면서 투자금을 가로챈 사건이다. 실제 이 사건 주범인 최 회장은 2012년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체포돼 국내로 강제송환됐지만 최근 검찰 수사도중 잠적해 수배중인 상태다. 이에 검찰은 지난 5월 교민 14명에게 분양대금 74억 4800여만을 가로챈 혐의로 아루누보씨티 이모(51) 전 대표이사 등 임원급 2명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횡령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정효식·이유정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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