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권은희 공천은 정치적 사후뇌물죄"

중앙일보

입력 2014.07.11 01:08

업데이트 2014.07.1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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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 광산구(을) 지역에 공천을 받은 권은희 전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이 10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천에서 배제된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은 원칙과 절차를 무시한 공천이라며 지도부를 비판했다. [광주=프리랜서 오종찬]

‘권은희 공천’의 여진(餘震)이 거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9일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 경찰 수뇌부의 외압 의혹을 폭로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7·30 재·보선 광주 광산을 후보로 전략공천했다. 당장 여당이 정치 쟁점화하고 나섰고, 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은 10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권 전 과장은 수사외압 의혹을 폭로한 것이 아니라 수사외압이라는 거짓 주장을 했던 사람”이라며 “이것이 대한민국 사법부의 1·2심 재판 결과”라고 말했다. 권 전 과장이 수사외압의 당사자로 지목했던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2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걸 가리킨 말이다.

 윤 총장은 “거짓말을 하고 자기가 몸담았던 경찰조직 전체를 나쁜 집단으로 매도한 공직자가 국민의 대표가 되게끔 전략공천하는 야당의 생각이 뭔지 모르겠다”며 “호남 민심을 넘어 대한민국의 민심을 짓밟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비상대책위원인 조해진 의원은 “권 전 과장을 공천한 새정치연합과 권 전 과장은 ‘정치적 사후뇌물죄’의 공범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의원은 “국민의 녹을 먹고 사는 공직자는 자기가 속한 기관에 문제가 있더라도 해가 될까 봐 입 밖으로 내는 걸 조심스러워하는데 권 전 과장은 허위 사실로 집요하게 언론플레이를 하며 국가기관을 난도질했다”고 비판했다. 김세연 사무부총장도 “공직자들의 정치적인 욕망이 공천 과정을 흔들고 사회를 혼란으로 가져가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우려된다”고 거들었다.

 경찰도 반발했다. 한 총경급 간부는 “경찰 입장과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게 아니라 조직에 큰 누를 끼치고 자기가 잘되겠다고 나간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새정치연합에선 “그야말로 현대판 민주투사”(임내현 의원)라는 적극적 지지 의견도 있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광주 지역의 한 의원은 “권 전 과장은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훌륭한 사람이지만 이번에 공천한 건 잘못된 선택”이라며 “안철수 대표의 측근인 윤장현 광주시장 전략공천으로 논란을 빚은 지 얼마나 됐다고 또 광주에 전략공천이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호남 지역 의원은 “지역구민들로부터 ‘광주가 새정치연합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로봇이냐’는 항의전화가 많이 온다”고 전했다.

 김용판 전 서울청장이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 중인 상황에서 권 전 과장을 공천한 것은 사법부에 대한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율사 의원은 “새정치연합과 모종의 거래를 통해 폭로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돼 1·2심 증언의 신빙성이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전 과장은 지난달 30일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7·30 재·보선 출마에 관한 고려는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은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제가 충분히 준비된 사람인가 스스로 물었고,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분들의 권유를 외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기대와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나 현실에 대한 무관심과 거리 두기만으로는 사회가 건강한 방향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권 전 과장의 공천에는 전남대 법대 및 사법시험 선배인 최재천 의원이 역할을 했다고 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6·4 지방선거까지 당 전략홍보본부장을 지낸 최 의원은 김한길 대표에게 외부 인사를 추천하는 역할을 해왔다. 당 관계자는 “후보등록일(10~11일)을 하루 앞둔 시점에야 광주 공천을 논의하게 되면서 시간에 쫓긴 측면도 있다”며 “‘중진 배제론’으로 천정배 전 법무장관을 제외해 놓은 상황에선 권 전 과장이 사실상 대중성과 참신성을 갖춘 유일한 대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이가영·박성우·이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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