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동 → 읍으로 강등, 주민들은 "만만세" 왜

중앙일보

입력 2014.07.11 00:52

업데이트 2014.07.11 01:14

지면보기

종합 10면

경기도 화성시 남양동 주민들이 10일 주민센터 앞에서 읍 전환 승인을 자축하고 있다. 읍으로 바뀌면 각종 세금 감면 같은 혜택이 주어진다. [사진 화성시]

경기도 화성시 남양동이 남양읍으로 바뀌게 됐다. 안전행정부가 지난 8일 이 같은 전환을 최종 승인했다.

 동(洞)이 읍(邑)이나 면(面)으로 바뀐 것은 처음이다. 일종의 행정구역 강등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1년 5개월에 걸친 숙원 사업이 이뤄졌다”며 환호하고 있다. 10일 남양동 주민센터 앞 도로에 시민사회단체협의회가 경축 현수막을 내걸었을 정도다. 11일에도 각종 단체들이 곳곳에 환영 플래카드를 내걸 예정이다. 보통 군(郡)이 시(市)로, 읍·면이 동으로 바뀔 때 “경사 났다”고 하는 것과 정반대다.

 사연은 이렇다. 남양동은 원래 화성군 남양면이었다. 그러던 것이 2001년 화성군이 화성시가 되면서 남양동으로 바뀌었다. 새 시청도 남양동으로 들어왔다. 옛 화성군청은 화성군 오산읍에 있었는데, 오산읍이 오산시로 분리되면서 화성시청이 남양동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시청이 들어왔지만 인구 유입 등의 변화는 거의 없었다. 한적한 농촌의 모습이 그대로 유지됐다. 남양동의 면적은 67㎢로 인구 88만 명인 부천시(53.4㎢)보다 넓다. 이 지역에 2013년 말 현재 부천시 인구의 약 3%인 2만4600여 명이 산다. 2001년 동이 될 당시에 비해 인구가 16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시청사만 들어왔을 뿐, 주택단지가 들어선다든가 기업체가 입주하는 등의 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서울에서 워낙 떨어져 있어서였다.

 그럼에도 동으로 바뀌면서 주민들 부담은 늘었다. 읍·면 지역이 받던 대학입학 농어촌특별전형, 국민건강보험료 감면과 낮은 재산세율 적용 같은 혜택이 사라져 삶이 오히려 팍팍해졌다.

 참다 못한 주민들이 나섰다. 2012년 1월 화성시에 ‘동’을 ‘읍’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화성시는 주민 공청회와 시의회 의결을 거쳐 경기도를 통해 지난해 2월 안전행정부에 읍 전환을 공식 신청했다.

 안행부는 “전례가 없다”며 답을 미뤘다. 실제 국내에는 군이 시로 승격할 때 인구 5만 명 이상이어야 한다는 등의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을 뿐, 동이 읍·면으로 강등되는 것은 물론 시가 다시 군으로 바뀌는 규정조차 없는 실정이다.

 안행부로부터 소식이 들리지 않자 남양동 주민들은 재차 읍으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건의서와 탄원서를 내고, 도보행진 같은 행사를 했다. 결국 안행부는 승인했다. 안행부 임근창 행정구역팀장은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농사짓는 지역이 많아 동보다 읍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주민 이재춘(61)씨는 “화성시가 승격되면서 피해를 많이 봤는데 이제야 한숨을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남양동은 앞으로 화성시의회에서 읍 전환 변경을 위한 조례를 만드는 등의 절차를 거쳐 올해 말께 완전히 읍으로 바뀌게 된다. 이러면 건물 재산세율은 0.5%에서 절반인 0.25%로 낮아지고, 건강보험료는 22~50% 감면된다.

 주민들은 읍 전환에 따라 교육여건 또한 한층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읍·면 지역에 근무하는 교사에게는 가산점이 주어져 우수한 교사들이 서로 오려고 하기 때문이다. 남양동 동양초교 김금자(59) 교장은 “남양동 학생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더 좋은 교육 여건을 찾아 인근 비봉·매송면으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성=임명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