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진기자 김성룡의 사각사각] 무사완주를 위해 … 지옥의 랠리 도중 '꿀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5면

280㎞의 험난한 산악구간을 36시간 안에 자전거로 완주해야 하는 ‘280 랠리’라는 게 있습니다. 코스 난이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평균 완주율이 20%가 안 되는, 시간 내 완주를 위해서는 먹는 시간만 빼고 내내 달려야 하는 지옥의 랠리입니다. 자전거 동호인 사이에서는 ‘이 랠리를 (시간 내) 완주를 했느냐 아니냐’가 고수와 하수를 나누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합니다.

 갈증과 배고픔, 엉덩이와 허리 통증, 자전거 고장 등 랠리 완주를 방해하는 적은 많습니다. 이중 어느 하나도 극복하지 못한다면 시간 내 완주는 멀어지고 맙니다. 장거리 랠리 최대의 적은 수면부족입니다. 잠을 충분히 잘 시간과 장소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숨도 자지 않고 완주하는 사람도 더러 있기는 하지만, 그러다 집중력이 떨어져 사고라도 나면 완주는커녕 부상을 당할 확률이 더 크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면은 필수입니다.

 사진은 약 120㎞를 달린 한 참가자가 계곡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새벽 4시에 출발해 12시간을 꼬박 달려온 그에게 잠깐의 잠은 정말 꿀맛이었을 겁니다. 얼마나 잠을 잤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는 곧 몸을 일으켜 결승점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남은 시간과 거리로 봤을 때 아마도 이 참가자는 시간 내 완주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성룡 사진기자

 벌써 7월입니다. 280㎞를 달리는 랠리로 치자면 중간지점인 140㎞를 막 넘어선 셈입니다. 혹시 지금까지 앞만 보고 무작정 달려왔다면 잠시 쉬었다 갑시다. 2014년 무사 완주를 위해서 말입니다.

김성룡 사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