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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아슬아슬' 힘겨운 시즌 첫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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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투였다. 1회를 시작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박찬호의 모자에 땀이 배이기 시작했다. 제구력 불안-늘지않는 구속-만루의 위기 등 쉽지 않은 경기였다. 현지카메라는, 박찬호-더그아웃-불펜-박찬호-더그아웃-불펜을 정신없이 비춰가며 급박한 상황을 그대로 전했다.

그러나 이전 등판보다 나아진 것이 있었다. 위기관리능력. 고비마다 잡아낸 5개의 탈삼진은, 비틀거리는 박찬호를 일으켜세우는 최고의 묘약이 됐다.

12일(이하 한국시간) 세이프코필드에서 벌어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선발등판한 박찬호가 역투를 거듭하며 힘겨운 진땀승을 거뒀다. 5이닝 1실점. 몸맞추는 공 포함 8개의 사사구를 기록했고, 방어율은 15.88에서 9.28로 낮아졌다. 시즌 첫 승이자 통산 90승이라는 의미도 담았다. 레인저스의 4-2승리.

위기의 연속이었다. 제구력과 공의 구속. 둘 중 어느 한가지도 나아지지 않았다. 최고구속은 151킬로가 나왔지만, 평균145킬로미터에 머물렀다. 제구력은 더욱 심각했다. 7개의 볼넷을 내줬고, 5회까지 113개의 공을 던졌다. 그중 스트라이크는 64개에 불과했다. 1회와 2회에는 각각 2사만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칼 에버렛의 호수비와 삼진으로 탈출했다.

그러나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변화구를 중심으로, 제구가 되지않는 빠른볼을 유인구로 쓰며 노련미를 보였다. 4회의 위기를 삼진으로 벗어나자 입가에 엷은 미소도 보였다.

평범한 파울 플라이와 병살타구처리에 실패하며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하던 레인저스도, 박찬호의 역투와 함께 분위기를 바꿨다. 레인저스는 4회초 공격에서 내야안타 2개포함 3안타와 폭투로 2점을 얻었고,라파엘 팔메이로는 5회 2점홈런으로, 지친 박찬호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레인저스는 C.J 니트코우스키-프란시스코 코데로-우게스 우비나를 내세워 박찬호의 승리를 지켜줬다. 마이너 강등·불펜 추락설 등 사면초가에 놓였던 박찬호가 기사회생의 전기를 마련했다.

한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봉중근은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7-4로 뒤진 6회 마운드에 올라 2이닝동안 6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시카고 컵스의 최희섭은 출장하지 않았고, 뉴욕 메츠의 서재응은 13일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이 예고됐다.

Joins 유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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