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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관할 구청은 어디? 헤매는 청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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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통합청주시 출범으로 행정구역이 변경됐지만 아직 청주우체국에는 예전 주소가 적혀있는 우편물이 수북이 쌓여있다.

강성관(37·청주시 사천동)씨는 지난 3일 시험관 아기를 갖기 위해 옛 상당구보건소를 찾았다가 낭패를 봤다. 통합청주시 출범과 함께 강씨 주소지가 상당구에서 청원구로 바뀌면서 관할보건소도 바뀌었기 때문이다. 강씨는 왔던 길을 되돌아 20㎞나 떨어진 청원구보건소로 가야만 했다. 강씨는 “주소지가 바뀌었지만 제대로 홍보가 안 돼 이 같은 불편을 겪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1일 통합청주시가 출범했지만 바뀐 행정구역 홍보가 제대로 안 돼 시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통합 전 행정구역은 상당구, 흥덕구, 청원군 3개 구·군이었지만 서원구가 신설돼 4개 구가 됐다. 이 과정에서 기존 상당구는 상당구와 청원구로, 기존 흥덕구는 흥덕구와 서원구로, 옛 청주시를 둘러싸고 있던 청원군은 4개 구로 나뉘었다. 신설 서원구는 기존 흥덕구 일부와 청원군 일부로 구성됐다.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많은 시민의 주소지도 바뀌었다.

 하지만 상당수 시민들이 이를 알지 못해 구청과 경찰서 등을 찾는데 혼란을 겪고 있다. 때문에 구청에 민원을 보러 갔다가 헛걸음을 하는 것은 물론 경찰서 이름을 몰라 엉뚱한 곳으로 가기도 한다.

 혼인신고를 하기 위해 7일 흥덕구청을 찾은 김은솔(26·여·청주시 복대동)씨는 청사를 찾기 위해 한참을 헤맸다. 김씨 집은 흥덕구 청사에서 5㎞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았는데 인터넷을 검색해도 서원구청사로 바뀐 옛 청사만 안내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통합시 출범 며칠 전에는 시청 전화도 먹통이 돼 위치를 물어볼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택시기사도 헷갈리긴 마찬가지다. 손님을 태우고도 청사 위치를 몰라 허둥대기 일쑤다. 청주에서 20년이나 개인택시를 운전한 기사도 손님이 청사 위치를 물으면 선뜻 답하지 못한다. 우체국엔 옛 행정구역으로 기재된 우편물이 여전히 접수되고 있다.

 경찰서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관할구역이 청원구로 바뀐 상당경찰서는 이름도 청원경찰서로 바꿨다. 반면 청남경찰서는 개청 3년 만에 이름이 상당경찰서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피해자나 교통사고 조사를 위해 연락을 하면 엉뚱한 곳으로 가는 경우가 빈번해 졌다.

 청주시 본청은 부서가 이곳 저곳으로 분산배치 돼 시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청주시 37개 부서 중 19개 부서만 본청에 남았고 나머지 부서는 민간빌딩 3곳을 임대해 쓰고 있다. 일부 부서는 상당구청에 사무실 빌려서 셋방살이를 하고 있다.

청주시 자치행정과 신동오 과장은 “ 통합시 행정구역 관련 홍보물을 배포했지만 완전히 정착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고 말했다.

최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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