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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방 안 침대 위 여성, 무슨 생각 하고 있을까?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현대인의 불안감, 공포, 소외 등을 각자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 총 13명 작가의 기획전 ‘원더 랜드(Wonder Land)’가 열린다.

‘원더 랜드’에서는 현대인이 삶 속에서 느끼는 소회를 각각 다른 모습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13명의 작가들은 각자의 삶 속에서 느끼는 불안과 공포, 트라우마는 어떤 것인지, 개개인의 스트레스와 고민은 어떤 것이고 어떻게 해소 되는 지 등을 작품을 통해 드러낸다.

권신홍과 임지민은 노년기의 삶과 죽음으로인한 상실감과 불안감을 드러냈다. 권지은, 김성결, 노이원, 박종호, 안소은은 공포, 고독, 악몽, 트라우마 등을 각기 다른 스타일로 그림에 녹여냈다. 이경현, 이우현, 이재정, 이지선은 답답함과 소외 등의 복잡 미묘한 심리를 표현했다. 이고은은 꽃을 통해 인간의 파괴 본능을, 조은용은 현대인의 복잡한 심리를 사진을 통해 일깨운다.

특히 조은용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연출해 사진을 찍었다. 그는 영화 촬영 방식 중 하나인 ‘미장센’의 방법을 차용했다. 일단 이야기를 구성하고 미술관, 호텔 등의 임의의 공간을 연극무대처럼 꾸민 뒤 모델을 기용해 연출하는 방식이다.

때론 벗은 몸의 여성이 호텔방 안 침대 위에 덩그러니 앉아 있기도 하고 술과 마약에 찌든 남성의 모습이 등장하기도 한다. 한 차례 큰 싸움이 벌어진 뒤 고통스러워하는 여성의 모습도 보인다.

이런 사건의 결말로 보이는 연출사진을 통해 조씨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개인주의, 우울증, 욕망, 고독한 본능 등을 담아낸다.

전시된 작품들은 별도의 설명 없이도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알아차리게 한다. 더 이상 ‘원더 랜드’는 동화 속 아름답고 평화로운 그곳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그 과정은 결코 단선적이지 않다. 작가 자신의 내밀한 경험이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여 반추하고 성찰해 극복하려는 과정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마치 작가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미처 알지 못하는 현대인의 복잡한 심리를 대변해주는 것만 같다.

▶서진아트스페이스 개관기획전 ‘Wonder Land’ (참여작가 권신홍, 권지은, 김성결, 노이원, 박종호, 안소은, 이경현, 이고은, 이우현, 이재정, 이지선, 임지민, 조은용). 6월 20일부터 7월 9일까지. 서진아트스페이스 02-2273-9301.

한영혜 기자 sajin@joongang.co.kr
[사진 서진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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