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가 GDP보다 유용 … G20들도 도입할 것

중앙선데이

입력 2014.06.29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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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호 16면

미국 경제학자 마크 스쿠젠(사진)은 1990년부터 총산출(GO)이 국내총생산(GDP)보다 경제 규모 측정에 훨씬 유용하다고 주장해 왔다. 미 경제분석국이 4월부터 분기별 GO를 발표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미 경제지 포브스의 발행인인 스티브 포브스가 “마크 스쿠젠의 GO 통계가 현실화된다”는 칼럼을 썼을 정도다. 오스트리아 학파로 유명한 그는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무엇보다 공급 측면의 경제가 정확히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이 GO 채택의 의의”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외 다른 나라들도 곧 GO를 주요 경제지표로 채택할 걸로 확신한다”고도 했다. 미 채프먼대 교수인 그는 주식투자 애널리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국 채프먼대 교수 마크 스쿠젠

-미 경제분석국이 새 경제지표인 GO를 올 4월부터 공개했다. GDP의 보완 지표를 발표하게 된 배경이 뭘까.
“미 경제분석국이 산업별 총산출을 발표해오긴 했지만, 데이터가 연간으로 나왔고 그마저도 몇 년 지난 뒤에 발표됐다. 이 총산출 수치를 GDP처럼 분기마다 발표하기로 한 거다. 각 산업 분야가 최종 산출(GDP)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어떤 차이가 생길까.
“GDP는 ‘사용하는’ 경제를 재는 데 좋은 지표지만 GO는 ‘만드는’ 경제를 가늠하는 데 좋은 지표다. 기존에 경제를 보는 시각이 수요 측면에 과도하게 치우쳐 있었다면 이제는 공급 측면을 자세히 볼 수 있게끔 조정하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보자. 미국 GDP에서 가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다. 하지만 중간재 투입분, 즉 기업 간 지출을 반영한 GO에선 가계 지출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 아래로 떨어진다. 그리고 기업 지출(기업 간 소비와 투자)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어서게 된다.”

-이런 움직임이 미국의 경제 정책도 바꿀 거라 보나.
“물론이다. 만약 기업 활동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개인 지출보다 크다는 걸 감안하면 세제부터 완전히 바뀌게 된다. 정부는 개인 소득세를 깎아 소비를 장려하는 대신 기업이 내야 할 법인세를 깎고 기업 투자를 북돋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1990년대부터 GO가 GDP를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주장을 펼치게 된 계기는.
“GO가 새로운 거시경제 측정 도구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한 건 90년 『생산의 구조』라는 책에서다. 케인스주의자와 통화주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공한 셈이다. 여러 측면을 고려했다. 우선 GDP는 최종 산출만 재지만 GO는 모든 단계의 생산을 측정한다. 또 소비자물가만 따질 게 아니라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를 비교해 볼 수 있고, 다양한 산업 단계에서의 고용률을 관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통화정책이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산의 각 단계에서 점검할 수 있다.”

-다른 나라도 미 정부의 영향을 받아 GO에 관심을 갖기 시작할까.
“당연하다. 주요 20개국(G20)은 모두 미국과 보조를 맞춰 (GO를 도입함으로써) 경제 활동을 더 폭넓게 재기 위해 노력할 거다. ‘한 단계 큰 도약’이다. 이미 나는 영국이 GO 통계 작업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한국이 아시아에선 GO를 발표하는 첫 번째 나라가 되길 바란다.”

-한국은행은 이미 투입산출표를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따로 GO를 발표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투입산출표는 너무 복잡하다. GO 같은 단일 수치가 경제 전반에 걸친 지출과 투자를 측정하는 데 도움이 될 거다. GO는 경제의 총지출을 더 폭넓고 더 정확히 잴 수 있다는 이점을 갖고 있다. 게다가 GDP보다 훨씬 민감하게 움직인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예로 들어보자. 미국의 명목 GDP는 겨우 2% 떨어졌지만 명목 GO는 8%나 떨어졌다. 극심한 침체의 깊이를 재는 데 더 적합한 지표다. GO는 또 선행경제지표 역할도 한다. 지난해 4분기에 GO는 1.1%만 오르며 경기 둔화를 나타냈다. 올 1분기 GDP는 밋밋하게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구매력 평가 기준 GDP 추정치를 근거로 ‘중국 경제 규모가 올해 미국을 제친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를 어떻게 보나.
“인구 1인당 GDP가 훨씬 더 정확한 비교다. 이 기준으로 보자면 중국은 아직도 미국 경제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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