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헷갈리는 '지' '만' 의 띄어쓰기

중앙일보

입력 2014.06.24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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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우리말 맞춤법 가운데 헷갈리는 부분이 띄어쓰기다. 대부분의 사람이 띄어쓰기가 어렵다고 느낀다.

 띄어쓰기의 기본 원칙은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쓴다’이다. ‘단어’란 ‘엄마’ ‘예쁘다’ ‘매우’ 등과 같이 분리해 자립적으로 쓸 수 있는 말이나 이에 준하는 말을 일컫는다. 의존명사인 ‘것’ ‘따름’ ‘뿐’ ‘데’ 등도 단어라 볼 수 있다.

 이처럼 단어별로 띄어 쓰면 되지만 어떤 것은 상황에 따라 띄었다 붙였다 해야 하므로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지’ ‘만’이 대표적인 경우다. ‘지’ ‘만’은 쓰임에 따라 품사가 달라지기 때문에 띄어쓰기를 달리해야 한다.

 ‘지’는 어떤 일이 있었던 때로부터 지금까지의 동안을 나타낼 때는 의존명사로서 독립된 단어이기 때문에 띄어 쓴다. “모임에 참석한 지 두 시간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가 고향을 떠난 지도 어느덧 3년이 흘렀다”가 이런 예다.

 ‘지’가 독립된 단어가 아닌 ‘-ㄴ(은/는)지’ ‘-ㄹ(을)지’의 형태로 사용될 때는 어미이므로 앞말에 붙여 써야 한다. “그 모임에 갈지 말지 고민이다” “무엇부터 해야 할지 덤벙거리다 시간만 갔다” “그가 잘 도착했는지 궁금하다” 등이 이런 경우다.

 ‘만’은 “하루 종일 잠만 잤다”와 같이 다른 것으로부터 제한해 어느 것을 한정할 때는 붙여 쓴다. “집채만 한 파도가 몰려온다”에서처럼 앞말이 나타내는 대상이나 내용 정도에 달함을 나타내는 경우, “그를 만나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에서와 같이 강조의 뜻을 나타낼 때에도 조사로 앞말과 붙여 쓴다.

 “10년 만의 귀국이어서 관심이 더욱 크다”에서처럼 동안이 얼마간 계속됐음을 의미하는 말일 때는 띄어 쓴다. “그가 화를 낼 만도 하다”에서와 같이 앞말이 뜻하는 동작이나 행동에 타당한 이유가 있음을 나타내는 말일 경우 역시 의존명사이므로 띄어 써야 한다.

 ‘지’ ‘만’이 시간의 경과를 나타내는 말일 때는 띄어 쓴다고 생각하면 도움이 된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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