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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전교조, 이번엔 고용부 손 들어 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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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9일 “전교조가 법외노조”라는 판결문을 준비해 서울행정법원 법정에 들어선 반정우(46·사법연수원 23기·사진) 부장판사는 선고가 끝나고 법정을 나갈 때까지 말을 아꼈다. 하지만 반 부장판사가 판결 요지를 읽어 내려가던 10여 분 동안 방청객으로 참석한 100명 안팎의 전교조 관계자의 표정은 시시각각 굳어졌다. 반 부장판사의 이날 판단은 그가 지난해 11월 직접 내렸던 법외노조 통보처분 집행정지 결정과는 정반대다. 당시에는 전교조 측 손을 들어 줘 이번 본안 판단도 같은 결론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엔 고용노동부 쪽의 승소였다.

 그는 지난해 행정법원에서 진행한 법정 언행 컨설팅 과정에서 재판 진행이 우수한 재판장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원·피고 측 변호사들의 얘기를 중간에서 끊지 않고 경청해 재판 진행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사건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자신의 결론을 강요한다는 얘기도 듣는다. 충실한 심리보다 결론을 빨리 내리는 데 더 주력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에는 일부 수험생이 제기한 대학수학능력시험 정답결정처분 취소소송을 맡아 처리했다.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에 대해 바른 설명을 고르라는 세계지리 8번 문제에서 실제 통계와 교과서 통계가 달라 혼선이 컸던 사건이었다. 양측 의견이 팽팽히 맞선 이 사건에서 “향후 수험생들이 모든 교과서에 나오는 통계를 실제 통계와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부담을 지울 순 없다”는 등의 이유로 청구를 기각했다.

 대구 출신으로 덕원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인천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로 일하고 있다. 서울고법원장을 지낸 김동건(68) 법무법인 바른 명예 대표 변호사의 사위다.

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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