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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스타 대부' 김민성 수백억 횡령 혐의 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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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방송연예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SAC) 김민성(55·㈜MTM 회장) 이사장이 거액의 학교 공금을 빼돌린 혐의(횡령·배임)를 검찰이 포착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

교육부에 4년제 승격 로비 의혹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압수수색도
검찰 '교피아' 비리 수사 신호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임관혁)는 김 이사장을 최근 출국 금지한 데 이어 이날 전격 소환해 2003년 SAC 설립 이후 10여 년간 수백억원의 공금을 횡령한 과정과 정확한 규모 등을 집중 추궁했다. 또 횡령한 공금 중 일부를 교육·문화계 및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사용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2년제 학점은행 전문학사과정만 운영하던 SAC는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의 인가로 4년제 학사 학위과정 운영기관으로 승격됐다. 김 이사장은 당시 승격을 받기 위해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SAC 재학생들이 규정 수업일수를 채우지 않더라도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인정해 주도록 금품 로비를 한 단서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역 탤런트와 패션모델 등은 바쁜 스케줄로 인해 졸업 학점을 제대로 이수하기 어렵다고 한다.

 유명 연예인들이 교육부 장관 명의의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김 이사장이 교육부 관계자에게 로비를 벌인 게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은 김 이사장이 올해 초 이 학교 6대 학장으로 제주도 부교육감을 지낸 한모(61)씨를 영입한 이유도 조사 중이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교육부가 관련된 학위 수여 부분을 포함한 로비 의혹은 압수물 분석과 계좌 추적을 통한 횡령금 사용처 수사과정에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성은 누구?=KBS 탤런트(1985년) 출신이다. 87년 서울 여의도에 한국방송문화원이란 연기학원을 차린 뒤 89년 국내 최초의 미국식 매니지먼트 회사인 ㈜MTM을 설립했다. 이수만(SM)·박진영(JYP)에 앞선 ‘연예인 매니지먼트업계 대부’로 알려져 있다. MTM을 통해 심은하, 고소영, 안재욱, 김희선, 송혜교, 지성, 한효주 등 유명 탤런트와 아이돌 슈퍼주니어 이특, 이루 등을 발굴해 업계에선 ‘스타 제조기’로 불려왔다. 지상파 방송 3사 공채에 합격한 탤런트만 150여 명을 배출해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또 2003년 2월 SAC를 방송·영상·공연 특성화 직업예술학교로 설립한 이후에도 스타들이 대거 이 학교에 진학했다. 배우 이준기(05학번), EXO 루한(09학번), ‘응답하라 1994’의 민도희(13학번) 등이다. 이로 인해 ‘한류 사관학교’란 명성도 얻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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