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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덕 포항시장 당선자 "구미 수출물량 영일만항으로 가져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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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이강덕 포항시장 당선자는 “포스코 없는 포항은 생각할 수 없다”며 “서로 상생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사진 포항시]

“시장 혼자서는 안 된다.”

 경북 포항시장 이강덕(52) 당선자는 ‘함께’와 ‘상생’을 유난히 강조했다. 이 당선자는 “포항을 새로 도약시키기 위해 시민과 기업·대학·시가 함께 참여하는 ‘지역발전협의체’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이 살아나도록 도와 달라”는 당부도 몇 차례 반복했다. 겸손한 표현이기도 하고 신념으로도 느껴졌다.

인터뷰는 17일 포항시 남구 상대동 뱃머리마을 덕업관 2층 당선자 사무실에서 있었다.

 지역발전협의체 구성은 미국의 철강도시 피츠버그를 벤치마킹해 나온 아이디어였다. “민·관·학이 진정성을 가지고 에너지를 모았더라.” 사양길을 걷던 피츠버그가 살아난 힘을 소통에서 찾은 것이다.

그는 구미시의 신년교례회 참석 계획도 언급했다. 구미경찰서장을 지낸 인연을 살려 구미의 수출 물동량을 부산항 대신 영일만항으로 돌려달라 요청할 생각이다. 포항으로 물동량이 몰리면 구미에 기부도 하고 포스텍(포항공대)을 활용하는 길도 열겠다는 것이다. 포항이 살아나야 인근 영덕·청송·울릉·경주도 상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어떤 자치단체와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정의 최우선 순위는 경제 살리기다. 이 당선자는 선거사무실을 얻는 과정에서 대로 옆에 텅텅 빈 사무실이 많은 걸 직접 확인했다. 공단과 기업은 일거리가 없어 걱정하고 있었다. 그는 경제를 살리는 방법으로 철강 의존도가 80%에 이르는 산업구조를 바꿔 나갈 생각이다. 포스텍 등 지역의 과학·연구 기반을 창업 등으로 연결시켜 벤처·강소기업으로 산업의 무게중심을 옮겨간다는 복안이다.

 이 당선자는 경찰대학을 1기로 졸업한 뒤 포항남부서장·서울경찰청장·해양경찰청장 등 경찰에서만 30년을 보냈다. 폭넓은 행정 경험이 부족하다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서는 “시장의 역할은 사안의 맥락을 짚는 것이 본질”이라며 “경찰이란 큰 조직을 이끌면서 국민과 공감대를 찾으면서 정책을 결정해 봤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통령직인수위 전문위원과 청와대 비서관 생활을 통해 국가 경영의 큰 틀을 세우는 데 참여한 이력도 환기시켰다. 15일부터 포항시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그는 시 공무원의 능력에도 기대를 내비쳤다. 큰 줄기를 결정하면 세부사항은 공무원이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산 확보를 위해 국회를 설득한 경험도 소개했다.

 포항시장의 새누리당 경선 과정은 시끄러웠다. 갈등과 반목이 노출됐다. 이 당선자는 공원식·김정재 후보 모두 선거 때는 자신의 선대위 상임고문으로 참여했다며 화합을 다짐했다. 이 당선자는 고교 2학년인 쌍둥이 아들을 서울에 두고 부부가 포항에 내려와 있다. 부모님은 고향인 포항시 장기면 방산리에 살고 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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