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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상상력에 날개 달아준 광주디자인센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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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혁신적 상품의 산실인 광주디자인센터의 장상근 원장(오른쪽 둘째)과 직원들이 전시회 출품작들을 살펴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1. 전북대 4학년 이하영(23·산업디자인과)씨가 친구 2명과 손을 잡고 개발한 ‘Dear O(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동그라미라는 뜻) 엽서’는 아이디어가 톡톡 튄다. 엽서의 가운데 부분에 투명 캡을 달았다. 편지 글을 쓰고 기념 사진, 예쁜 꽃잎을 캡슐에 넣어 선물로 전달할 수 있다. 반지·목걸이 등을 넣으면 반짝거리는 효과를 연출할 수 있다. 뒷면에는 받침대까지 달려 엽서를 전시품처럼 세울 수도 있다.

 한 장 가격이 3000~4000원인 이 제품은 올해 일본 문구회사에만 5만여 장 수출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미국·홍콩 업체 등과도 상담이 진행 중이다.

 #2. 광주시의 1인 창조기업 ‘아뮬레토’가 개발한 휴대전화 범퍼케이스(S-Tick)는 지난 4월 홍콩 박람회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 제품은 휴대전화 케이스를 수첩(다이어리)과 결합해 편리하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제품 1개의 가격이 2만7000원으로 벨기에·호주 업체와 50여만 개 수출 상담을 진행 중이다.

 한경훈(40) 사장은 “직장 다닐 때 업무용 다이어리와 휴대전화를 따로따로 들고 다녀 불편할뿐더러 분실 사고를 경험해 이를 해소할 아이디어를 떠올린 뒤 1년 노력 끝에 상품화했다”며 “12가지 다양한 컬러와 깔끔한 디자인으로 해외 바이어들의 호평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 두 제품의 성공스토리 뒤에는 광주디자인센터가 있다. 디자인센터는 2006년 3월 광주시 북구 오룡동에 문을 열었다. 정부·지자체가 각각 250억원을 투자해 지하 1층, 지상 7층에 연건평 1만7300여㎡ 규모로 지었다

광주디자인센터 입주 기업이 개발한 휴대전화 범퍼케이스(왼쪽)와 ‘풀잎 펜’.

 광주디자인센터가 광주와 전남북의 산업 경쟁력을 이끄는 창의적 글로벌 디자이너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 제품으로 국제 공모전에 대거 입상하는가 하면 해외 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센터에는 디자인 관련 전문회사 30여 개, 1인 창조기업 20여 개가 둥지를 틀고 있다. 이들은 독일의 Red-dot, 미국 IDEA, 독일의 iF 등 국제 3대 디자인 공모전에 15차례나 입상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 4월 홍콩 아시아 월드엑스포에서 열린 ‘2014 차이나 소싱 페어’에는 12개 회사가 나가 600만 달러의 수출 상담 실적을 올렸다. 연두색 이파리를 형상화한 ‘풀잎 펜’은 현장에서 5000여 개가 팔렸다. 바람·음이온을 내뿜어 운동화를 30분~1시간 만에 말리는 ‘신발건조기’, 물 온도가 상승하면 차(茶)용기가 빨간색으로 변하는 ‘티몽’ 등 제품도 인기를 끌었다.

 디자인 예술 분야의 세계 톱 클래스로 꼽히는 영국 골드스미스런던대학과 공동으로 코리아디자인멤버십(KDM)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매년 대학생 15명을 선발해 창작 스튜디오 입주 기회를 준다. 전문가들이 아이디어 발상법, 디자인 컨셉트 잡기 등 비법을 전수하고 해외 워크숍과 국내외 공모전 출품도 지원한다. 이 같은 지원 덕분에 그동안 97건의 디자인이 개발되고, 이 중 68개 제품이 상품화에 성공했다.

 장상근 원장은 “전 세계 내로라하는 디자이너 4000여 명이 참가하는 ‘2015 국제디자인연맹(IDA) 총회’와 내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행사는 우리 센터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 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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