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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 기간 중 스포츠분쟁 ? 한국인 첫 CAS '해결사' 박진원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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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 13일 열린 브라질 월드컵의 개막 경기. 브라질에 3대 1로 패한 크로아티아에 간판 수비수인 요시프 시무니치(36) 선수가 출전했다면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A매치 100경기 출전 기록을 가진 노련한 시무니치가 후반 26분 역전 페널티킥을 막았다면 경기 결과가 뒤집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나치 구호’로 논란을 일으킨 시무니치의 월드컵 출전을 최종적으로 막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박진원(67·법무법인 오멜버니 마이어스 한국사무소 대표·사진) 변호사가 한국인 최초로 특별중재부 중재심판위원으로 선정됐다.

특별중재부는 월드컵 기간에 긴급하게 분쟁을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에 머물고 있는 박 변호사는 “긴급한 연락이 올 경우를 대비해 24시간 대기상태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불합리한 심판 판정으로 앞으로 남은 경기에 출전 정지를 받았을 경우, 선수들은 CAS에 제소해 48시간 이내에 구제를 받을 수 있다. CAS는 이번에 선정된 특별중재심판위원 25명 중 3명을 뽑아 화상회의를 통해 심판하도록 한다.

 1984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 기구로 설립된 CAS는 피겨여왕 김연아의 소치 겨울올림픽 판정, 배드민턴 이용대 선수의 도핑 테스트 등 스포츠 분쟁이 벌어졌을 때 법원 역할을 한다. 지난 5월에는 경기장에서 나치식 구호를 외쳤던 시무니치의 월드컵 출전을 금지시켰던 국제축구연맹(FIFA)의 조치가 합당하다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2000년 현대중공업 사외이사를 지낸 박 변호사는 대한축구협회에 법률 자문을 한 계기로 2007년 한국인 최초로 CAS 중재위원으로 선임됐다. 72개국 302명으로 구성된 중재위원에 한국인은 박 변호사와 안동수 전 법무부 장관 2명뿐이다. 중재 심판에 참여하면 스위스 본부까지의 왕복 항공권과 체류비, 대형 로펌 수준에 달하는 수당이 보장된다. 임기는 4년이고 연임도 가능하다.

박 변호사는 “2011년 터키 프로축구팀과 여기서 해임된 프랑스 선수 간 분쟁을 조정한 사건이 기억에 남는다”며 “스위스 민법을 기준으로 재판이 이뤄지기 때문에 한국 tjs선수들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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