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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 삼성전자가 … 보름새 10% 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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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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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earning shock)의 재현일까.”

 최근 삼성전자 주가를 두고 증권가에서 오가는 말이다. 19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58% 하락한 132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3일 147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보름 사이 10% 급락했다. 증권사들이 2분기 영업이익을 줄줄이 낮춰 잡은 게 원인이었다. 올 초 삼성전자 주가를 140만원대 후반에서 120만원대까지 끌어내린 어닝쇼크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드는 건 이 때문이다.

 이날 삼성증권은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7조9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9조4000억원에서 8조5000억원으로 조정한 지 한 달여 만에 다시 낮춰 잡은 것이다. 전망치가 맞아떨어진다면 2012년 하반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에 미치지 못하게 된다. 삼성증권만이 아니다. 최근 들어 증권사들은 잇따라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9조4000억원에서 8조2000억원으로, 현대증권은 9조원에서 8조원으로, HMC투자증권은 8조9000억원에서 8조1000억원으로 내렸다. 한국투자증권(7조9000억원)과 미래에셋증권(7조9300억원)은 8조원 아래로 예상했다.

 올 초와 마찬가지로 모바일 사업부문이 문제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스마트폰 판매 전망이 8300만 대에서 7700만 대로 줄면서 시장 점유율도 34%(1분기)에서 30%(2분기)로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출시된 갤럭시S5 판매 상황은 나쁘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1800만 대 이상 팔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어든 것은 중저가 제품 판매부진 때문이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중저가 제품 라인업이 교체되면서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이 줄었다”며 “여기에 최고가 프리미엄 제품의 신모델 출시 간격이 짧아지면서 직전 모델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환율도 도움이 안 됐다. 2분기 달러당 원화 가치는 평균 1028원으로, 전 분기보다 4%가량 올랐다. 실적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지배구조 이슈로 상승세를 타던 삼성전자 주가도 연일 하락세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쓰러진 뒤 첫 개장일이었던 12일 이후 꾸준히 오르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초 고점을 찍고 하락 중이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선 “올 초와는 다르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황민성 연구원은 “경쟁이 심화돼 삼성의 차별화 효과가 줄고 있긴 하지만 이것이 곧 삼성의 경쟁력 약화나 물량 위주로의 전략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3분기 이후엔 분기 영업실적이 다시 8조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글로벌 경쟁 기업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평가된 상황”이라며 “하반기엔 지배구조 변화와 관련, 본격적인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높아 주가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도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바꾸지 않는 건 이 때문이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위태로울 때 다른 대형주들이 시장을 떠받쳐주면 좋으련만 여의치 않아 보인다. 시가총액 상위주 대부분의 올 2분기 실적 전망치가 1년 전보다 줄었다.

  김솔 KB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초 -17.95%였던 코스피 올 주당순이익 조정 비율이 꾸준히 상승해 -4.22로 올랐다”며 “이익 하향세가 주춤한 데다 철강·기계·건설 업종 등의 순이익 전망치가 오르고 있는 만큼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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