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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5만원도 뚫었다 … 옛 현대전자 최고가 넘어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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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SK하이닉스의 주가가 5만원 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1700원(3.47%) 오른 5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전자 시절인 1997년 6월에 기록한 종전 최고가(4만9600원)를 뛰어넘은 것이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올 들어서만 38% 올랐다. 연초 5위였던 시가총액 순위도 포스코·현대모비스를 차례로 제치며 3위까지 뛰어오른 상태다. 주가를 직접적으로 떠받친 건 주력 제품인 D램 가격의 상승세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XP의 업그레이드를 중단키로 하면서 PC를 교체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여기에 들어가는 D램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산업이 장기 호황기에 접어들며 실적의 안정성까지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D램 시장의 95%를 차지하는 과점화 체제가 굳어지면서 공급 조절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영업이익을 전년보다 36% 늘어난 4조6000억원가량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목표 주가도 잇따라 올라가고 있다. KB투자증권은 기존 5만2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대신증권은 4만9000원에서 7만원으로 끌어올렸다. KB투자증권 변한준 연구원은“금융위기 이후 위축됐던 선진국 기업들의 PC 수요가 살아나고 있어 D램 가격 강세도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그간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주가에도 굴곡이 많았다. 99년 현대전자 시절 LG반도체를 합병하며 사세를 키웠지만 실적 부진에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2003년에는 21대 1의 감자를 앞두고 주가가 125원까지 떨어지며 ‘동전주’로 전락하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 들어 실적이 회복되면서 주가는 상승 흐름을 탔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다시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의 사명을 달게 된 건 2012년 SK그룹에 인수되면서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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