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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밥상' 구경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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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바른 밥상, 밝은 100세’를 주제로 하는 제4회 식생활교육박람회가 21일까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바른 식문화 확산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이번 박람회에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 56개 기관과 단체가 참가했다. 19일 오전 행사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상추 모종을 심고 있다. [최승식 기자]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대지고등학교에선 매주 수요일마다 음식물쓰레기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수요일엔 돈가스·스파게티·짜장면과 같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식단이 주로 나오기 때문이다. 반대로 채소·나물 위주로 반찬이 나오는 날엔 잔반량이 두 배 이상으로 많아진다. 그래서 이 학교는 잔반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학급에 ‘칭찬 스티커’를 주고, 스티커를 많이 모으는 반엔 상품을 주기 시작했다. 이 학교 김재홍 교감은 “청소년에게 고른 식습관을 길러주는 것도 교육 과정으로 본다”며 “편식 때문에 비만 학생이 많이 생길 수 있어서 선생님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13년도 학교 건강검사’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생 15.3%가 비만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13.2%이던 청소년 비만율이 해가 갈수록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기름진 음식은 좋아하지만 채소는 잘 먹지 않는 습관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실제 고교생 중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패스트푸드를 먹는 학생은 71.1%지만 ‘매일 채소를 먹는다’는 비율은 24.3%에 불과했다. 청소년들의 이 같은 식습관이 몸에 배면 성인 비만율은 더 올라갈 것으로 정부는 우려하고 있다. 성인 비만율은 2012년 32.8%로, 비만 실태 조사를 처음 시작한 1998년(25.8%)부터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이에 따른 성인병, 노동 효율 저하 등 비만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매년 3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정부는 올바른 식생활 습관 확산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19~2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2014 식생활교육박람회’를 여는 것도 같은 취지에서다. 2009년 시행된 식생활교육지원법에 나와 있는 ‘건전한 식습관 형성’ 업무 중 하나다. ‘바른 밥상, 밝은 100세’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일반 시민의 참여를 통해 올바른 식습관 보급 속도를 높인다는 게 목표다. 부모·정부·학교가 함께 어린이 영양 공급 수준을 높이는 목적의 식생활 교육 프로그램 ‘홀차일드(The Whole Child)’를 참고해서 만든 것이다.

 농식품부는 이 행사를 계기로 ‘5대 국민 실천캠페인’을 내세워 국민 식생활 개선을 도모하기로 했다. ▶아침밥 먹기 ▶채소·과일 많이 먹기 ▶축산물 저지방 부위 소비 ▶텃밭 가꾸기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등이다. 쌀과 축산물 비인기 부위 소비 촉진이라는 부수적 효과까지 달성하는 게 정부의 기대다. 또 일반 시민들이 텃밭 가꾸기를 통해 채소가 자라는 것을 지켜보면, 이를 먹는 재미도 함께 생겨 채소 섭취율이 올라갈 것으로 농식품부는 보고 있다. 김남수 농식품부 소비과학정책관은 “바른 식생활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우수한 관련 전시·체험 콘텐트를 국민과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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