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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성공 비결은 타이밍 … 야후보다 구글이 더 좋은 파트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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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스티브 첸

“기업가에게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죠. 최고의 아이디어라도 포기할 줄 알아야 하고, 모두가 미쳤다고 해도 밀고 나갈 확신도 있어야 합니다.”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첸(36)은 ‘타이밍’을 강조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에서 열린 오픈 포럼에서다. 이날 첸은 그를 만나기 위해 모여든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 120여 명에게 유튜브의 성공 비결을 소개했다. 인터넷 결제 시스템을 만든 페이팔에서 일했던 첸은 2005년 직장 동료이던 체드 헐리와 함께 유튜브를 설립했다. 창업 1년여 만에 구글에 16억5000만 달러(약 1조6000억원)에 유튜브를 매각하고 전 세계 벤처업계의 신화로 떠올랐다.

 유튜브를 설립할 때도, 구글에 매각할 때도 그의 판단 기준은 ‘시점’이었다. 첸은 “사진이나 글을 인터넷으로 공유하듯, 사람들은 데이터 용량이 큰 동영상도 더 쉽고 빨리 공유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미래의 대세는 무엇이 될지’를 항상 고민한 그였다. 예감은 적중했다. 유튜브는 서비스가 시작되자마자 매달 이용자가 두 배로 불었고, 사용자의 절반 이상이 미국 이외 지역에서 나왔다. 그러자 창업 후 1년 만에 구글과 야후가 동시에 인수를 제안했다. 이틀 간격으로 두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인수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첸은 “수직적이고 톱다운 방식으로 일하는 야후보다는 수평적이고 기술력이 좋은 구글이 더 좋은 파트너라고 판단해 바로 구글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2009년까지 구글에서 유튜브를 글로벌 서비스로 키우는 일을 맡았다.

 그는 요즘 벤처 투자자로서 새로운 일상을 시작했다. 2009년 창업을 위해 구글을 떠났다가 지난달 다시 구글이 운영하는 벤처캐피털 ‘구글벤처스’로 돌아왔다. 첸은 또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상품·서비스로 만들기는 예전보다 쉬워졌지만, 사람들의 기대 수준도 높아지고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다음 대세는 아시아에서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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