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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장 당선자에게 듣는다] 김수영 양천구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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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유수지 위에 행복주택을 짓겠다는 건 주민 목숨을 담보로 하는 안전 무시 정책입니다. 정부가 지구 지정을 철회해야 합니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서울 양천구청장에 당선된 김수영(49·사진) 당선자는 16일 전화 인터뷰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김 당선자가 내건 주요 공약 중 핵심은 행복주택 반대다. 정부는 지난해 말 목동 유수지(10만5000㎡)에 행복주택 2800세대를 짓겠다며 지구 지정을 마쳤다. 이에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집단 행동에 나섰다. 양천구청은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지난 3월 행복주택 지구 지정을 취소해 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김 당선자는 “행정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소송 진행 상황을 보면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면서도 “유수지 위에 대규모 건물을 짓겠다는 발상 자체가 안전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혁신학교를 유치하겠다는 공약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천구는 목동 지역과 비목동 지역의 교육 격차가 커 혁신학교가 중간 버팀목 역할을 한다는 게 김 당선자의 판단이다. 그는 “양천구엔 초등학교 3곳, 고등학교 1곳의 혁신학교가 있지만 혁신중학교가 없다”며 “선거 기간 중 가장 많이 들었던 목소리가 혁신중학교를 유치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희연 교육감 당선으로 여건이 마련돼 있다. 당선자 신분이지만 구정을 시작하면 곧바로 교육감을 만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했다.

  숙원 사업 중 하나인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를 포함한 구체적인 교통환경개선 추진안도 내놓았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는 지난 5월 2일 시공사와 계약을 맺어 추진 중이고 서울시도 적극적이라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전철은 신월동 지역에선 지상으로 지나는 방식인데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어 서울시에 지하화를 요구할 예정입니다.”

 양천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선거 기간 동안 주목도가 가장 높았다. 여야 후보 모두 유명 대학 학생회장 출신인 데다 남녀 대결이었기 때문이었다. 개표율 95%를 넘기고 나서야 김 당선자는 비로소 당선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 당선자는 꼭 지키고 싶은 다짐이 있다고 했다. “4년 동안 구청 앞에서 시위하는 분들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주민자치라고 하지만 구민들은 민원 결과를 통보받는 데 그쳤잖아요. 여기까진 진행됐는데 여기서 막혀 있다는 걸 알려주는 구청장이 되겠습니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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