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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내전, 불붙은 국제유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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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기름값이 다시 끓고 있다. 이라크에 전운이 감돌고 있어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나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 미국은 국가안보 이익이 위협받을 경우 군사행동을 할 준비도 돼 있다”며 강한 어조로 이라크 내전에 개입할 의사를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지며 국제 원유값은 일제히 급등했다. 이날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13.02달러로 하루 새 3.1% 뛰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2.1%)와 중동산 두바이유(1.6%)도 같은 흐름을 탔다. 전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량을 동결하겠다”고 발표한 탓에 유가가 한창 오르던 차였다. 이라크 변수는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고에도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바그다드로의 남진을 계속했다. 12일 밤 바그다드에서 북동쪽으로 95㎞ 떨어진 사디야와 125㎞ 떨어진 잘라우라를 차례로 장악했다. AP통신은 이라크 경찰의 말을 인용해 정부군이 아무런 반격 없이 도주했다고 전했다. ISIL은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10㎞ 떨어진 사마라 외곽에서 정부군과 대치 중이며, 90㎞ 떨어진 둘루이야는 전날 이미 손에 넣었다. ISIL이 바그다드를 포위해 들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한편 ISIL의 진격으로 권력 공백이 생긴 유전지대인 키르쿠크 지역을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정부(KRG)가 장악했다.

 수니·시아·쿠르드 점령 지역으로 이라크가 세 도막으로 갈릴 처지 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가안보팀이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군사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포함해 모든 옵션을 살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장 지상군 투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2011년 이라크에서 철수한 바 있다.

고정애·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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