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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신나게 어울리며 재미있게 노는 법 배웠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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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면

천안 한국청년연합이 주최한 ‘어린이 놀이터 놀이지원자 양성교육’의 실뜨기 강좌 모습. 사진=채원상 기자

아이와 함께하는 즐거운 놀이터를 꿈꾸며 누구보다 안전하고 행복한 놀이터를 만들어 주고 싶은 어른들이 모였다. 천안 한국청년연합(KYC) 주최로 13일까지 천안에서 열리는

‘어린이 놀이터 놀이지원자 양성교육’에서다. 아이와 함께 잘 놀고 싶은 마음이 있는 어른이라면 누구나 동참할 수 있다. 이번 교육에는 천안·아산 지역 학부모 27명이 참여했다.

지난달 30일 교육이 열리고 있는 천안시 두정동에 있는 건물 공간사이에 들어서자 왁자한 함성과 웃음소리가 건물을 뒤흔들었다.

 영문을 모른 채 함성을 따라 4층에 올라가자 실내 놀이가 가능한 넓은 교육장 안에 20여 명의 어른이 2개 팀으로 나뉘어 “떡 사세요”를 목청껏 외치며 술래를 정하기 위한 떡장수 놀이에 흠뻑 빠져 있었다.

어른들이 더 즐거운 놀이터 놀이들

이영균(52) 전래놀이 교사의 지도로 머리에 비석을 이고 가 맞히는 비석치기 놀이와 눈 감고 기어가 내 비석으로 상대의 비석을 맞히기 같은 놀이가 이어지자 “한 번 더”를 외치는 함성과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비석치기 놀이가 끝난 뒤 노랑·초록·빨강 같은 화려한 색상의 실을 이용해 별과 토끼 왕관을 만들고 한 번에 풀리는 매듭짓기 등 다양한 실뜨기 강좌가 이어졌다. 그때마다 아이처럼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따라 하던 엄마·아빠의 입에선 연신 탄성이 터져나왔다.

 “밖에서 잘 놀 줄 모르는 요즘 아이들을 보고 안타까워하던 중 어린이놀이터 놀이교육이 열린다기에 참여하게 됐어요. 오늘 배운 놀이도 너무 재미있었지만 돌봄 대화법과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란 내용의 교육도 정말 마음에 와닿았어요.”

 용곡동 세광아파트에서 꿈나래 도서관을 운영하는 장광옥(46·여)씨의 소감이다. 그는 도서관에서도 휴대전화를 놓지 못하는 아파트 아이들을 위해 도서관 마당에서 직접 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어 이번 교육에 참여하면서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까지 바뀌게 됐단다. “예전처럼 아이들에게 내 의견을 화내며 말하는 대신 놀이를 통해 재미있게 어울리고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한 달 남짓의 교육을 통해 아이들을 위한 놀이를 배우며 바뀐 사람은 장씨뿐이 아니다.

 세 아이를 키우며 업성동에서 업성꿈샘 작은 도서관을 하는 박용삼(41)·송희숙(39)씨 부부도 “어른이 되고 나서도 어린 시절 저녁 늦게까지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았던 기억들이 그리웠다”며 “최근엔 도서관에 잠깐 놀러 오면서도 학원 갈 일을 걱정하는 동네 아이들을 보며 이들과 어떻게 하면 신나게 놀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부부는 “이번 교육을 통해 배운 놀이를 활용해 우리 아이들은 물론 매일 도서관을 찾아오는 20여 명의 동네 아이와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아볼 생각”이라며 “특히 우리 도서관은 지역 특성상 경제적 어려움으로 부모의 관심을 못 받는 아이가 많은데, 놀이를 통해 이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영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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