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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된 신약 수익성…해외 수출에 눈돌리는 제약업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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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업계가 새로운 사업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신약 개발성과 악화와 기존 제품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소규모 M&A도 활발하다.

자체적으로 개발했을 때는 리스크는 높고 수익이 크지 않다. 하지만 라이선스 아웃 등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면서 효과적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다 이머징 마켓 진출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 복제약 중심 국내 제약업계도 글로벌 성장 기회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신약 연구개발성과 악화로 기존 자체적으로 블록버스트를 개발하던 것에서 개량신약·바이오시밀러·바이오베터 등 외부에서 새로운 파이프라인 아웃소싱하는 방향으로 사업전략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사업전략 변경은 국내 제약기업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미 국내 제약기업은 이머징 시장 수출 확대와 라이선싱 아웃 증가로 새로운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020년에는 이머징 시장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시장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제약업계에도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IMS Health 에 따르면 제네릭 의약품 시장은 2011 년 2420 억 달러에서 2016 년 4150 억 달러로 연평균 약 9.4% 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오리지널 시장은 2011 년 5960 억 달러에서 2016 년 6300 억 달러로 연평균 약 0.9%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이머징 국가에서 제네릭 의약품 성장을 주도한다. 이 같은 수치는 같은기간 오리지널 의약품 예상 지출 금액의 최소 2 배가 넘는 금액이다. 향후 주요 이머징 마켓 내 제네릭 의약품 역할은 더욱 증대될 것이란 판단이다.


국내 제약기업에는 해외 수출 확대 기회인 셈이다. 실제 국내 제약산업은 ▲2008년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KGMP) 개정으로 대량설비 투자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한 임상개발 능력 향상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가입 등으로 글로벌 의약품 생산기준을 맞췄다.

반면 국내의약품 내수 시장은 점점 열악해진다. 정부의 약제비 절감 노력으로 성장 폭 둔화가 심해진다는 것. 이 연구원은 "향후 해외 의약품 수출 실적이 국내 제약산업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이다. 주요 제약사의 이익 성장 역시 기대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들 제약사가 수출 성장으로 연 평균 20.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이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한미약품·유한양행·동아ST·대웅제약·녹십자·종근당 등 상위 6개 기업이 의약품 수출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미약품은 자회사 북경한미를 중심으로 한 중국 의약품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중국은 연간 두자리수 이상 성장을 상회하는 의약품 시장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북경한미를 중심으로 잇따른 신제품 출시와 소아용 의약품 점유율 향상으로 20%대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량신약 에소메졸 미국진출도 주목할만 하다. 에소메졸은 FDA 허가 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판되고 있다. 초기 미국시장 선점효과도 높다. 7월 출시 예정인 경쟁제품이 원료의약품 규정 위반으로 제품 출시가 늦어지는 것도 호재다. 다만 해외진출 지역 경기 악화에 따라 의약품 시장 성장도 따라가는 점은 위험요소로 남을 수 있다.

유한양행은 시기에 따라 성장 요인이 다르다. 단기적으로는 자회사 유한화학에 집중한다. 유한화학은 유한양행의 100% 자회사로, 글로벌 제약사의 항바이러스 의약품의 원료를 공급한다. 중기에는 오리지널 도입 의약품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본격적인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으로는 주요 자회사인 유한킴벌리의 프리미엄 설비를 증설해 중국 수출 모멘텀을 높인다.

동아에스티는 올해 수퍼항생제 테디졸리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에 주목한다. 테디졸리드 승인 결과에 따라 기술료와 로열티로 한화로 3191억원 규모의 추가 수입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이 약이 글로벌제약사 화이자의 자이복스와 비교해 항균력이 높고 부작용이 적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일각에서는 테디졸리드가 자이복스 시장을 대체하면서 잠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밖에 1세대 바이오의약품, 박카스, 원료의약품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도 동아에스티의 장점이다. 그동안 동아에스티를 괴롭혔던 리베이트 소송은 일단락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개량신약 경쟁이 심해지고 주요 제품인 스티렌 매출 감소 위험은 여전하다.

녹십자는 주력 제품인 백신으로 해외 수출 기대감이 높다. 범미보건기구(PAHO) 백신 수출 증가와 태국 백신 생산 플랜트 수출로 해외 수출이 본격화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및 캐나다에서 면역글로불린 임상 3상 개발을 완료하고 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또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로 미국 혈액제제 시장 진출을 진행한다. 리스크도 있다. 개발중인 파이프라인 임상스케줄이 예상과 달리 늦어지거나 B2B 계약 일정이 미뤄질 수 있다.

종근당은 올해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까지는 해외 수출 비중은 낮지만 출시 예정 파이프 라인이 탄탄하다. 올해 하반기에는 고도비만 치료제 CKD-732 등 R&D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오리지널 의약품 점유율 확대 분위기 혜택을 톡톡히 얻는다. 여기다 수수료 매출인식 변경으로 두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대한다. 주요 제품인 올메텍(고혈압치료제)은 특허가 끝나고 프리베나(폐렴구균 백신)는 계약만료로 매출이줄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수료율 증가로 수익성은 높아진다는 평가다.

이 외에도 보톡스 바이오 시밀러 출시로 추가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보톡스 바이오시밀러는 해외 수출계약을 체결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 했다는 평가다.

▶ 원료의약품·복제약 중심 후발주자도 수출로 글로벌 제약사 성장 가능

이 시기에 인도 제약기업을 주목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한국 제약산업 환경과 비슷한데다 후발주자로서 해외수출을 통해 글로벌 제약기업까지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제네릭 제약사 란박시가 대표적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종훈 연구원은 "인도는 정부의 적극적인 의약품 수출 장려 정책으로 이머징 국가 의약품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며 "생산설비 확충과 생산 노하우 습득으로 인도 제약기업은 원료의약품·제네릭 수출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전세계 2위의 원료의약품 생산국이다. 2012년 기준으로 인도 제약사가 미국 FDA에 등록한 원료의약품은 전체 원료의약품중 49%다. 이미 유럽에서는 이탈리아를 대체는 원료의약품 공급처다. 이렇게 확보한 현금으로 덩치를 키운 인도 제약사의 글로벌 제약기업 인수 역시 활발해졌다. 여기다 글로벌 제약기업의 아웃소싱 증가 역시 인도 제약기업 성장에 힘을 보탰다.


한국은 기존 의약품 시장보다는 급성장하고 있는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 실제 다국적 제약사 역시 이머징 마켓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래 의약품 시장은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보다는 제네릭·바이오시밀러·개량신약·바이오베터를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시장조사기관 Datamonitor 에 따르면 2011 년 기준 주요 선진국 시장 외 지역에서의 다국적 제약사 처방의약품 매출은 이미 상당 수준이다. 사노피,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아스트라제네카, 애보트의 경우 30%이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주요 이머징 국가들의 중산층(연 소득 6,000~30,000 달러 사이) 인구비중은 향후 10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 및 의약품 수요확대에 기인한 비 선진국 주도의 시장성장은 지속된다는 것.

다만, 비 선진국 내 환경은 고령화 진행 및 경제력 향상에 따른 늘어나는 의약품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1 인당 보건지출 역량이 낮고 보건 지출에 대한 개인 부담 비중은 높아 저렴하고 품질 경쟁력 있는 제네릭 혹은 개량신약(바이오시밀러 혹은 바이오베터)이 늘어나는 의약품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약 개발 평균 비용 3배 이상 급증

글로벌 제약사의 아웃소싱 수주도 활발해진다. 형태 역시 라이선스 아웃, 인수, 파트너링 등 다양하다. 최근 글로벌 제약기업은 신약 연구개발 성과 악화로 위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유럽·미국계 글로벌 제약사에서 주도했던 블럭버스터 중심 사업전략은 이머징 마켓 성장과 오리지널 의약품 성장 여력 감소로 매출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새로운 사업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다양한 치료영역별 의약품이 이미 개발된 상황에서 수익을 올리기 쉽지 않다는 것.

미국 제약협회 회원사 R&D 지출액은 1992년 115억 달러에서 2010년 494억 달러로 3배 이상 높아졌다. 하지만 같은 기간 미국 FDA에 승인된 화합물 신약 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평균 비용역시 급증하고 있다. 2002~2006년에는 평균 28억 달러가 필요했다면 2007년 2011년에는 평균 42억 달러로 크게 성장했다. 반면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만료로 매출 감소액은 매년 200억 달러 규모로 커지고 있다.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제약업계 기업 인수합병(M&A)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다. 일부는 전문 유통채널로 변신하기도 한다. 1990년대 제약산업 M&A는 블록버스터 제품군 보유와 영업인력 확보에 초점을 맞춰졌다. 실제 암젠, 길리어드 등 몇몇을 제외한 제넨텍, 와이어스, 쉐링, 젠자임 등 주요 바이오기업은 대부분 다국적 제약사에 인수된 상태다.

최근에는 중국·남미 등 이머징 마켓 진출과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소규모 전략적 M&A가 활발하다. 이런 경향은 점점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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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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