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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의 애경'서 매출 6조 넘보는 대기업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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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애경그룹이 9일 환갑을 맞았다. 애경은 1954년 6월 9일 비누회사(애경유지공업주식회사)로 시작해 60년 만에 생활·항공·화학·유통과 부동산 개발 등 20개 계열사를 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매출은 5조9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장영신(78·사진) 애경그룹 회장은 “애경은 뿌리 깊은 나무처럼 세찬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난 60년간 쉼 없는 성장과 도약을 해 왔다”고 회고했다. 창업주 채몽인(1917~70) 사장이 갑작스럽게 타계했을 때 부인 장 회장이 애경화학을 설립하는 등 기초화학 분야에 힘을 쏟아 위기를 극복했다.

 애경은 93년 애경유지 영등포공장 부지에 애경백화점(현 AK플라자 구로본점)을 열면서 유통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AK플라자는 구로·수원·분당·평택·원주 등 5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2006년에는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을 설립하며 항공사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매출(4323억원)은 운항 첫해의 37배에 달한다. 올해 누적탑승객 2000만 명, 매출 530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3대 항공사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에는 종합부동산개발회사 AM플러스자산개발을 설립해 위례신도시 아파트 분양 등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올 연말에는 특급호텔인 노보텔앰배서더수원을 개관하면서 호텔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수원애경역사를 대형백화점과 쇼핑몰, 특급호텔이 어우러진 복합시설로 완성해 경기도 남부의 랜드마크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채형석(54) 총괄부회장은 “다가올 애경 100년에 어떤 사업을 영위하고 있을지 아무도 모르지만, 어떤 제품과 서비스든 국민이 원하는 상품을 내놓겠다는 것이 애경의 기업철학”이라고 강조했다.

 그룹의 근간인 생활용품 사업은 많은 기록을 남겼다. 56년 출시한 첫 토종 화장비누 ‘미향’은 당시 한 달에 100만 장 판매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66년 국내 최초의 주방세제 트리오는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했다. 창립60주년이지만 그룹 차원의 기념 행사는 열지 않는다. 애경 관계자는 “요즘은 환갑을 장수의 상징이라기보다 두 번째 청춘이 시작되는 나이로 보고 따로 잔치를 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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