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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돋힌' 듯일까 '돋친' 듯일까 … 알쏭달쏭 맞춤법, 이 책에 답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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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문제부터 풀어보자. ①어려운 일이 연이어 일어난다. ‘산 넘어 산’인가, ‘산 너머 산’ 인가. ②갑작스레 찾아온 더위, 에어컨이 날개 ‘돋힌’ 듯 팔리나, 날개 ‘돋친’ 듯 팔리나. ③키가 커 짧아진 바짓단은 ‘늘이는’ 걸까, ‘늘리는’ 걸까.

 알면 알수록 어려운 우리말. 늘 곁에 두고 참고하면 좋을 책이 출간됐다. 우리말·우리글의 최고 전문가인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기자들이 펴낸 『우리말 바루기』(하다·사진)다. ‘우리말 바루기’는 중앙일보에 10년 동안 연재된 우리말 관련 인기 칼럼으로, 우리말글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등 다양한 상을 받았다. 그동안 연재된 칼럼 가운데 많은 사람이 헷갈리고 어려워하는 내용만을 엄선해 묶었다.

 사람들이 잘못 알고 사용하는 우리말을 추려내 풍부한 예문과 시사성을 가미한 설명으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위에 제시한 ①번 문제의 답은 ‘산 넘어 산’이다. ‘너머’는 위치, ‘넘어’는 동작을 표현하는데, ‘산 넘어 산’의 경우 하나의 단계를 넘으니(동작) 또 다른 역경이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오·남용되는 외래어, 잘못 쓰기 쉬운 사자성어, 일본식 한자어 등의 올바른 사용법도 알려준다. 예를 들어 월드컵에서 국가대표팀을 응원할 때 쓰이는 ‘코리아 파이팅(Korea Fighting)’은 외국인이 보기엔 의아한 문구다. ‘싸우다’는 뜻의 ‘fight’가 지나치게 전투적이고 호전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에 나가 하는 응원에는 ‘고 코리아(Go Korea)’ 등을 사용하는 게 적당하다고 제안한다. 일본어의 잔재인 ‘만땅’은 ‘가득’으로, ‘함바집’은 ‘현장식당’으로 고쳐 쓰는 게 좋다.

 ‘여우비(맑은 날에 잠깐 내리는 비)’ ‘싹쓸바람(태풍)’ 등 정겨운 순우리말 소개는 물론이고 잘못된 높임법, 헷갈리는 띄어쓰기 등 알찬 우리말 지식을 한 권에 담아냈다. 제목의 ‘바루기’는 ‘바르게 하다’는 뜻을 가진 ‘바루다’의 명사형이다.

 위 제시문에서 ②에어컨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③바짓단은 ‘늘리는’ 게 맞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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