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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홈런" 고함에 눈 뜬 이건희 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이건희(72) 회장이 외부 자극에 반응을 보이는 등 혼수상태에서 회복됐다고 삼성그룹이 25일 밝혔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날 프로야구 경기 중계방송 도중 캐스터가 이승엽 선수의 홈런에 흥분한 목소리로 고함을 지르자 이 회장이 눈을 크게 떴다는 것이다. 이 선수는 대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3회에 장외 3점홈런을 터뜨렸다. 병실에서 평소 이 회장이 즐기는 야구 중계를 틀어 놓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가족들은 이 회장이 보통 때보다 훨씬 큰 반응을 보여 모두 놀랐다는 전언이다. 이 부회장은 “선수들이 잘해 줘서 감사하다”며 이 소식을 삼성 라이온즈 김인 사장에게 전했고, 김 사장은 경기 후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삼성 미래전략실 관계자는 “이 회장이 그간 무의식중에 눈을 잠깐 뜨고 감고 했는데 이번에는 ‘이승엽 장외홈런’이라는 소리가 크게 들리자 상당히 오랫동안 눈을 크게 떴다”며 “아직 완벽하게 의식이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외부의 자극에 반응했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상태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자 삼성서울병원도 “혼수상태에서 회복됐으며 각종 자극에 대한 반응이 나날이 호전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병원 측은 “신경학적 호전 소견으로 보아 앞으로 인지 기능의 회복도 희망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심장 및 폐 등 여러 장기 기능은 완벽하게 정상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삼성 측은 “아직 의사소통을 하거나 움직일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일정 수준의 외부 자극에는 반응하는 등 의식을 서서히 찾아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이달 10일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킨 이 회장이 의식 회복만 다소 늦어질 뿐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은 이번 주에도 평상시처럼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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