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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100.9엔 … 아베노믹스 고민의 계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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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일본 엔화 값이 ‘아베노믹스’ 분수령인 100엔 선까지 올랐다. 21일 도쿄 외환시장에선 미 달러당 100.9엔에 이르렀다. 지난해 11월 18일 이후 약 6개월 사이 최고다. 지난해 말엔 105.3엔 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달러당 100엔은 ‘아베노믹스에서 의미심장한 기준’이라는 게 일본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본 히토쓰바시대 이타미 하루유키 교수는 지난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베노믹스가 엔저를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의 경제 성장과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해선 달러당 엔화 값이 100엔 이상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100선을 넘어 오름세가 이어지면 아베노믹스 자체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엔화 값은 최근 선진국 경기 불안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여기다 이날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QE) 현상유지 결정과 경기판단이 엔고를 부추겼다. BOJ는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지금까지 했던 대로 본원통화량을 연간 60조~70조 엔씩 늘리고 기준금리는 0~0.1%에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또 BOJ는 “경제 상황이 완만하게 좋아지고 있다”며 “자산매입이 의도한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선언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QE가 효과를 내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BOJ가 추가 QE를 시작한 2013년 4월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날 엔화 값이 뛰자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BOJ 총재는 통화정책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엔화 값이 특별히 강세를 보일 이유가 없다”며 “BOJ 정책이 환율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4월 일본 무역수지는 8088억5600만 엔 적자였다. 소득세 인상 직후 내수가 줄면서 수출이 늘기는 했지만 적자는 22개월째 이어졌다. 또 이달 수퍼마켓 매출은 소비세 인상 여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줄었다. 직전인 3월엔 9.4% 증가했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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