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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옛날 사진과 감쪽같이 합성, 팝 아트 초상화로 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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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면

잡지 화보 같은 가족사진은 기본이고 흑백 필름만을 사용해 아날로그 방식으로 찍는 사진, 톡톡 튀는 팝 아트 초상화까지. 가족사진이 진화하고 있다. 우리 가족의 취향에 맞게 가족사진을 촬영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자연스러운 표정을 담아 촬영한 가족사진이 인기다. 사진은 9명의 대가족이 스튜디오에 모여 가족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김현진 기자

회사원 박태식(50·서울 방화동)씨는 몇 년 전부터 명절이나 가족 생일, 결혼식 등 일가친척이 모일 때마다 카메라를 챙겨 간다. 가족의 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해서다. 가족 전담 사진사를 자처한 셈이다. 1년 동안 찍은 가족 사진은 200여 장. 이렇게 모은 사진은 5월 초 충남 공주의 시골집에서 부모님 추도식이 열릴 때 공개한다. 가족사진 전시회를 여는 것이다. 사진을 줄에 매달아 걸어 전시하고 마음에 드는 사진은 가족이 가져가기도 한다. 처음에는 손사래를 치며 사진 찍는 것을 피했던 가족도 이제는 적극적으로 나서 포즈를 취해줄 정도다. 가족 행사의 순간순간이 고스란히 사진으로 남아 감동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형제 간의 관계가 소원해지려 했는데 가족사진을 찍고 작은 전시회를 열면서 가족 사랑을 다시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특별한 이벤트를 즐긴다

박씨처럼 가족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추억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장을 차려 입고 경직된 자세로 어색하게 가족사진을 찍던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왕 찍는 가족사진, 즐겁고 재미있게 찍으려는 이가 많다. 전문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더라도 의상과 배경은 깔끔하게 하고 편안한 표정과 포즈로 가족 특유의 감정을 잘 표현해 촬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결혼 30주년을 맞은 부모님께 의미 있는 선물을 해드리고 싶었던 서희준(31·서울 길동)씨는 가족사진을 찍었다. 온 가족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찍는 가족사진인 만큼 뻔한 사진은 싫었다. 가족이 자연스럽게 웃는 표정을 담고 싶었다. 재미있게 웃으면서 찍을 수 있는 컨셉트의 스튜디오를 선택했다. 가족과 얼굴을 맞대고 사랑스러운 눈빛도 지어보고 천진난만한 포즈도 취해 봤다.

인기가수 크레용팝의 히트곡 ‘빠빠빠’에 맞춰 5기통 댄스를 추며 사진을 찍을 땐 걱정과 달리 부모님이 아이돌 가수 못지않게 잘 소화해 놀랐다. 서씨는 “단순히 사진 한 장 찍고 마는 것이 아니라 가족만의 특별한 이벤트를 남기고 싶었다. 사진 촬영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여서 부모님이 기뻐하셨다”고 말했다.

가족사진, 자연스럽게

여행지나 야외공간에서 잡지 화보 못지않은 가족사진을 찍는 것도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인기다. 틀에 박힌 포즈 대신 가족의 모습을 멀리서 몰래 촬영한 듯한 느낌을 주는 ‘파파라치컷’을 찍는 가족도 있다.

 네 살배기 아들을 둔 김영아(31·경기도 용인시 죽전동)씨는 최근 아들의 성장 스토리를 담은 가족사진을 찍었다. 촬영 장소로 선택한 곳은 캠핑장. 활동적인 분위기에서 어색하지 않게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다.

 김씨는 “웨딩 사진과 아들 백일·돌 사진은 공장에서 찍어낸 듯 정형화된 느낌이 들어 잘 안 보게 된다. 이번 가족사진은 자연스럽게 찍었던 기억이 떠올라 자꾸 꺼내서 본다”고 말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가족만의 의미 있는 한 컷을 남긴 이들은 “가족사진을 찍으면서 가족 사랑을 더욱 돈독히 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한다. 가장 가까운 사이지만 평소엔 그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는 ‘가족’. 가족사진을 찍는 이유는 사랑하는 가족과의 즐거운 순간을 사진으로 기록하면서 두고두고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서가 아닐까.

옛날 사진과 합성
"부모님의 청춘과 마주하다"

지난 2월 방송된 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서 제작진은 멤버들의 현재 모습과 부모들의 과거 모습을 합성한 뜻 깊은 사진을 선물했다. 부모와 멤버가 마치 한 장소에 있는 것 같은 사진이었다.

서울의 오래된 공간을 찾아 사진 찍는 미션을 수행했던 멤버들은 그곳이 자신의 부모가 젊은 시절 추억을 남겼던 장소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감동의 눈물을 보였다. 시청자 역시 감동하긴 마찬가지. 과거 사진 합성 방법을 묻는 글이 쇄도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부모가 젊은 시절에 명소에서 촬영한 사진을 준비한 뒤 자신의 최근 사진에서 인물만 추출한 후 자연스럽게 합성하는 것이 포인트. 포토샵 기술을 활용해 합성할 수 있지만 포토샵이 익숙하지 않을 경우 전문적으로 사진을 합성해 주는 곳을 이용해 보자. 원본 사진의 상태나 합성 인원 수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보통 15만~20만원(20×25cm 기준, 액자 포함) 선이다. 낡고 오래된 사진도 복원작업을 통해 합성할 수 있다. 단 사진이 많이 흐리거나 너무 작아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경우엔 합성이 어렵다.

화보 같은 가족사진
"연예인 부럽지 않아요"

어린 자녀가 있는 30~40대 부부들은 웬만한 연예인 화보보다 스타일리시한 가족사진을 선호한다. 스튜디오나 야외 공간에서 가족끼리 서로 마주보며 웃는 모습 등 생동감 넘치고 자연스러운 순간을 담는다. 사람이 많은 거리에서 가족의 모습을 멀리서 몰래 촬영한 듯한 컨셉트도 멋스러워 인기다. 50~60대라면 오랜만에 리마인드 웨딩 촬영도 도전해 볼 만하다.

  가족과의 한때를 좀 더 생생하게 남기고 싶다면 사진과 함께 동영상을 찍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족끼리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말이나 덕담 등을 영상 메시지로 남길 수 있다.

 원래 모습 그대로 솔직하게 드러나는 따스한 느낌의 가족사진을 원한다면 흑백 필름만을 사용하는 곳을 추천한다. 원판 카메라로 촬영해 필름 하나당 한 컷밖에 찍지 못하지만 촬영 결과물이 인화된 사진으로만 확인 가능해 재미있는 추억이 될 수 있다.

팝 아트 초상화
"톡톡 튀는 개성 만점 가족사진"

가족사진을 집 안에 거는 것이 단조롭게 느껴진다면 인테리어 효과까지 더해지는 팝 아트 작품을 활용해 보자. 단순히 사진을 똑같이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컬러풀한 색감과 다양한 패턴을 통해 재구성하기 때문에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한 장의 사진으로 여러 가지 컨셉트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카툰이나 스케치·일러스트 같은 다양한 형태로 주문·제작할 수 있다. 포토샵을 활용해 원본 사진을 그림으로 변형하거나 원본 사진을 보고 작가가 수작업으로 그리는 방식이다. 팝 아트 가족사진을 제작하려면 갖고 있는 표정이 재미있거나 활짝 웃고 있는 사진, 캐주얼 옷을 입은 사진을 고르는 게 적당하다. 또 선명도가 높은 사진을 골라야 선과 컬러가 예쁘게 표현된다.

  가격은 캔버스 크기나 분할 수에 따라 다르다. 30×30cm 캔버스가 4만~10만원 선이다.

글=한진 기자 ,
사진=민호정민 스튜디오·파파라찌·러브앤드로잉·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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