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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 리포트] 우리 생활을 바꾼 발명품 10가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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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만물의 영장입니다. 힘이 세거나 날쌘 몸을 가진 다른 동물들에 비해 불리한 신체 조건을 가졌지만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는 기술을 발명한 결과예요. 불을 이용해 어둠을 밝히거나 바퀴를 사용해 무거운 물건을 움직이며 말이죠. 이전까지 없던 기술이나 물건을 새로 생각하여 만들어 내는 것. 바로 발명의 힘입니다. 19일은 ‘발명의 날’입니다. 소중은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바꿔준 발명품 10가지에 얽힌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1. 건축: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의 역사는 의외로 오래됐다. 최초로 엘리베이터를 고안(연구하여 새로운 안을 생각해 냄)한 사람은 기원전 3세기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과학자였던 아르키메데스였다. 그는 우물에서 물을 길어 올릴 때 사용했던 두레박을 보고 도르래에 밧줄을 걸어 물건을 위로 올리는 형태의 엘리베이터를 발명했다.

사람이 타는 엘리베이터는 17세기 중반 프랑스에서 등장했다. 당시 왕인 루이 15세는 베르사유 궁에 ‘날아다니는 의자(Flying Chair)’를 만들어 궁전 밖에 놓았다. 도르래가 달린 의자에 사람이 들어가면 왕의 지시에 따라 손으로 동작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때의 엘리베이터는 줄이 끊어져 떨어져 죽거나 다치는 사람이 많아 안전하지 않았다.
미국의 발명가 엘리샤 오티스는 1852년 기존 엘리베이터에 낙하 방지 장치를 달아 안전성을 더했다. 그의 엘리베이터는 뉴욕의 백화점인 ‘호그워트’에 설치되며 세계적으로 알려졌고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2. 먹거리: 통조림

오랜 시간이 지나도 편리하게 음식을 보관할 수 있는 통조림은 1819년 영국에서 발명됐다. 당시에는 고기와 같은 음식을 유리병에 넣어 밀랍으로 밀봉하는 ‘병조림’이 유행했다. 하지만 병조림은 깨지기 쉬워 손을 다치는 일이 많았고, 뚜껑의 밀랍이 병으로 흘러 먹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통조림이 발명된 것은 날씨 덕분이다. 영국의 기술자 피터 듀란트는 추운 겨울 병조림의 음식이 차갑게 얼어 있는 것을 보고 깡통에 음식을 담아 난로에 데웠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듀란트는 바로 특허를 냈다. ‘주석 깡통을 이용한 식품밀봉용기’라는 이름을 가진 그의 통조림은 당시 영국에서 대단한 인기를 누렸고 지금의 통조림으로 발전하게 됐다.

3. 문구: 포스트 잇

책상 위나 전화기 위, 책꽂이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메모지인 포스트잇은 접착제로부터 시작됐다. 미국 기업 ‘3M’의 연구원 스펜서 실버는 벽에 붙이는 안내문을 쉽게 붙이고 뗄 수 있는 접착제를 만들기 위한 연구에 몰두했다. 1968년 액체 접착제를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부착력이 약해 종이가 금세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 접착제의 중요성을 알아본 것은 같은 회사 직원이었던 아트 프라이였다. 그는 교회에서 성경책에 종이를 끼워 표시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실버의 접착제를 종이와 합치는 방식을 생각했다. 5년의 개량 끝에 1981년 출시된 포스트잇의 첫 반응은 좋지 않았다. ‘이런 것을 어디에 쓰느냐’는 평가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에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 됐다. 서류에 간단하게 붙여 표시하는 메모지로 제격이었기 때문이다.

4. 의류: 나일론

“거미줄보다 가늘고 철선보다 질긴 나일론은 공기·물·석탄으로 만들어졌다. 이것이야말로 기적이다.” 1937년 2월의 어느 날, 나일론의 탄생을 앞두고 미국의 한 조간 신문에 실린 문구다. 20세기 의복 문화에 혁명을 가져온 이 섬유는 월리스 흄 캐러더스라는 젊은 화학자가 만들었다.

그는 1927년 인조고무 연구에 몰두하던 도중 실 모양의 화합물(2개 이상의 원자가 일정 비율로 구성된 물질)을 발견, 이를 발전시켜 공기·물·석탄을 합성한 나일론을 발명했다. 옷감의 소재인 실크 보다 질기고 면보다 가벼워 당시에는 기적의 재료로 불리기도 했다. 1940년 5월 첫 출시된 나일론 스타킹은 미국 전역의 백화점에서 인기를 끌었고, 출시 첫날 500만 켤레가 팔렸다.

코네티컷 리버 박물관에 전시된 터틀 잠수함의 복원품.

5. 무기: 잠수함

잠수함은 물고기처럼 물 속을 누비며 각종 군사·탐사 임무를 수행한다. 오늘날 잠수함의 시초는 미국의 데이비드 브슈넬이 발명한 ‘터틀’이다.
독립전쟁이 한창이던 1775년 당시 뉴욕 항구에 서 있던 브슈넬은 바다 속을 뚫고 들어가 적의 군함을 폭파시키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문득 물 위를 떠다니는 나무 술통을 본 그는 물의 양을 조절해 배를 뜨거나 가라앉게 하는 잠수함의 원리를 떠올렸다. 원리를 깨닫자 연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술통을 닮은 타원형의 1인용 잠수함 ‘터틀’이 탄생해 독립전쟁에서 활약했다.

6. 교통: 자동차
자동차는 발명 초기 주위의 따가운 시선에 부딪혀야 했다. 말과 마차가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던 19세기에는 자동차가 너무나도 낯선 물건이기 때문이었다. 1882년 독일의 칸시타트라는 마을에는 이상한 집이 있었다. 밤늦도록 불이 켜져 있고 시끄러운 기계 소리만 들리는 집이었다. 이웃 주민들은 ‘위조지폐범이 사는 것 같다’라고 신고했지만, 경찰에 의해 밝혀진 집주인의 정체는 가솔린 엔진을 만드는 기술자인 고트리브 다임러였다. “가솔린 엔진을 만들고 있었을 뿐입니다.” 젊은 다임러가 경찰에게 한 말이다.

그는 결국 1885년 최초의 자동차를 만들었다. 말이 없는 마차 모양을 한, 가솔린 엔진을 나무 뼈대에 붙여 만든 자동차다. 그가 만든 회사인 다임러는 훗날 K.벤츠가 설립한 벤츠사와 합병해 지금의 메르세데스벤츠사가 됐다.

7. 가전제품: 세탁기

세탁기는 19세기 미국의 뉴잉글랜드 지방에서 탄생했다. 샤커라는 마을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주민들이 모여 빨래를 하는 ‘빨래의 날’이 있었다. 마을 주민인 데이비드 파커는 이를 보며 빨래를 대신 해 줄 장치를 생각했고, 얼마 후 증기의 힘으로 움직이는 세탁기를 완성했다. 파커는 필라델피아에 있는 호텔을 찾아가 자신이 만든 세탁기를 쓰도록 권유했는데, 성능에 감탄한 호텔 지배인은 그 자리에서 세탁 담당 종업원 14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1908년에는 미국의 알바 피셔가 전기 모터를 단 ‘토르’라는 이름의 세탁기를 발명했다. 이후 꾸준히 개량돼 1930년에는 타이머가, 1950년에는 탈수 기능이 추가돼 오늘날의 세탁기로 발전했다.

8. 의료: 내시경

수술을 하지 않고도 우리 몸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작은 카메라인 내시경은 현대 의학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발명품이다. 1868년 독일의 의사 아돌프 쿠스마울은 47㎝ 길이의 금속막대를 사용해 환자의 위 속을 관찰하는 방법을 고안했지만 널리 쓰이지 못했다. 금속막대를 뱃속에 넣으면 환자가 고통스러워 했기 때문이다.

약 90년 뒤 미국의 소화기내과 연구원 허쇼위츠는 쿠스마울이 만든 내시경을 발전시킬 방법을 고민했다. 그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고민하던 중, 손 안에 엉켜 들어온 머리카락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 머리카락처럼 가늘고 부드러운 유리섬유를 이용한 내시경인 ‘파이버스코프’는 1958년 이렇게 탄생했다.

9. 생활용품: 종이컵

종이컵은 발명과는 전혀 상관없는 평범한 학생이 만들었다. 1907년 미국 하버드대에 재학 중이던 휴그 무어는 그의 형이 만든 생수 자동판매기를 눈여겨봤다. 자동판매기에서 사용되는 도자기컵이 쉽게 깨져 문제가 되고 있었던 것이다. “깨지지 않는 컵을 사용하면 간단하다.” 생각을 거듭하던 그는 깨질 일이 없는 종이를 떠올렸다.

문제는 종이가 물에 젖으면 찢어진다는 것이다. 무어는 수많은 종이로 실험을 거듭한 끝에 ‘태블릿 종이’가 물에 젖어도 찢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태블릿 종이를 컵 모양으로 만들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의 종이컵을 두고 미국 민간보건연구소 사무엘 크럼빈 박사는 ‘인간을 바이러스로부터 구하는 길은 종이컵을 사용하는 것’이라 평하기도 했다.

10. 통신수단: 이메일(email)

이메일은 1971년 미국 BBN테크놀로지사에 근무하던 프로그래머인 레이 톰린슨이 만들었다. 그에게는 매일 자신의 하루 일과를 컴퓨터에 저장하는 버릇이 있었다. 어느 날 그는 문득 ‘다른 컴퓨터에 내 기록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서버 네트워크에 정보를 저장하는 방법을 사용해 4시간 만에 이메일의 기초를 만들어냈다. 이메일에 사용되는 ‘@’ 기호를 도입한 것도 톰린슨이다. 메일 사용자와 네트워크의 이름을 구분하기 위해서 도입된 방식이다.

처음 이메일이 만들어졌을 때는 컴퓨터가 널리 보급되지 않아 아무도 이 발명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기업은 물론 가정까지 컴퓨터가 보급되며 이메일은 새로운 통신수단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 발명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보지도 않고, 그저 호기심에 만들었을 뿐”이라고 당시를 회상하고 있다. 호기심이 낳은 발명이다.

◆ 알아두면 좋은 ‘발명 10계명’

1. 더해 보자.
2. 빼 보자.
3. 아이디어를 빌려보자.
4. 크게 하고 작게 해보자.
5. 모양을 바꿔보자.
6. 용도를 바꿔보자.
7. 재료를 바꿔보자.
8. 반대로 해보자.
9. 폐품을 이용해보자.
10. 불가능한 발명은 피하자.

◆ 발명 관련 정보 사이트

iec.kipo.go.kr 특허청 발명교육센터
www.kipa.org 한국발명진흥회
www.kasi.org 한국학교발명협회
invent.patyellow.com/in_wang 왕연중의 발명교실
idea.dalseo.daegu.kr 지식재산도시

글=김록환 기자 ,
도움말=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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