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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할 미소의 핵 전력 상대를 40번이나 전멸시킬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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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소간의 제2단계 전략무기제한협정이 곧 체결될 단계에 이르렀으나 새로운 차원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무기의 보유량만을 규제하는 허점 많은 이 협정의 테두리 밖에서 양국은 질적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발표된 「유엔」군 측 보고서에 의하면 지금 미소양국은 전략핵탄두 1만2천 개 2백60억t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세계인구 40억이 전술핵과 재래식 탄두를 제외하고도 1인당 6·5t씩의 핵탄두를 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6·5t은 보병이 근접 전에서 사용하는 인마 살상용 수류탄(TNT50g) 13만개에 해당되는 파괴력을 의미한다.
미소는 지금 상대방을 40번 이상 파괴할 수 있는 핵무기와 이를 상대방의 어느 지역에나 떨어뜨릴 수 있는 운반체(전략기·「미사일」·잠수함)를 보유하고 있다.
양국이 보유하고 있는 ICBM(대륙간탄도탄)이나 SLBM(잠수함 발사유도탄)은 30분이면 상대국을 초토화 할 수 있다.
지구의 둘레가 3만km이기 때문에 「미사일」의 실전용 최대 필요사정은 1만5천km미만이다. 지금 미소는 사정1만2천km의 ICBM을 배치하고 있어 지구상의 모든 전략목표를 사정권 안에 넣고있다.
따라서 양국의 무기경쟁은 탄두 수와 사정거리의 단계를 넘어 ①공격용 탄두의 명중을 향상 ②방어용인 요격망 및 조기경보체제의 강화 등에 집중 돼 있다.
소련은 ICBM을 무력화할 수 있는 특수광선을 요격체제로 배치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으나 아직은 연구단계에 불과하다는 추측이다.
명중을 향상을 위한 경쟁은 주로 탄두의 복수화와 기동화에 집중돼있다. 「미사일」에 장비되는 탄두는 10∼20「메가톤」급의 대형 단일 탄두보다는 소형탄두를 여러 개 장착하여 기동성을 부여하는 것이 명중률을 높일 뿐 아니라 ABM돌파능력도 우세하기 때문이다.
최초의 다탄두는 MRV(Multiple Reentry Vehicle)다. 이것은 1기의 「미사일」에 다수(3개 이상)의 탄두가 장착되어 목표물로부터 일정한 가리 앞에서 분산되어 재 돌입하되 각개 탄두가 하나의 목표를 공격하는 방식이다.
MIRV(개별목표 재 돌입탄두)는 MRV에서 일보 진전된 형태로 복수의 각개탄두가 재 돌입시 각각별개의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게 돼있다. 따라서 1기의 「미사일」로 여러 개의 목표를 동시에 격파하는 것이 특징이다.
MαRV(기동성 재 돌입탄두)는 각개탄두가 MIRV와 같이 각각 별개의 탄두를 공격하지만 재 돌입시 각각의 탄두가 자체의 조종 능력을 가지고 있어 「크루즈·미사일」처럼 스스로 목표물을 찾아가 공격하게 된다. 즉 MRV나 MIRV는 탄두가 자연탄도의 곡선형이나 MαRV는 일정한 탄도가 없다.
「유엔」보고서는 MaRV가 MIRV의 오차율 9백60m를 20∼30m로 좁힐 것이라고 지적, 이것은 새로운 차원의 가공무기로 등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종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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