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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국새 환수 일등공신, 석기찬 일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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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있었던 대한제국 국새의 반환이 한 20대 청년의 노력에서 비롯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인공은 육군 20사단 청룡대대 석기찬(30·사진) 일병.

 석 일병은 2010년 미국 메릴랜드대학에 유학 중 ‘문화재 제자리찾기’라는 단체를 돕다가 분실된 대한제국 국새에 관심을 갖게 됐다. 미 국가기록물보존소에 6·25 전쟁 때 반출된 문화재 현황을 기록한 ‘아델리아 홀 레코드’가 있다는 것에 착안한 그는 해당 자료를 뒤져 ‘KOREA SEAL(대한제국 국새)’이라는 기록과 사진을 찾아냈다. 국새를 찾아냈을 뿐 아니라 불법 유출됐다는 것을 기록을 통해 밝혀 반환에 결정적 공을 세웠다.

 고비도 있었다. 아델리아 홀 레코드는 외부 유출이 금지되어 있었다. 석 일병은 “‘유학생인데 논문 자료로 활용하려고 한다’고 사정해 겨우 복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복사본을 문화재 제자리찾기 본부로 보냈고, 이 자료는 문화재청까지 연결돼 국새와 어보 등을 돌려받는 결실로 이어졌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12일 대한제국 국새반환 특별전 개막식에 초청됐다. 감사패도 받았다.

 석 일병은 “내 나라의 것을 빼앗겼다가 되찾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석 일병은 내년 2월 전역 후 미국으로 돌아가 학업(뉴욕 FIT 패션스쿨)을 마칠 계획이다. 반환된 국새는 8월 3일까지 서울 세종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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