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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방수되는 기능성 면에 주목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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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아웃도어용 첨단소재 때문에 면 섬유는 위기 아니냐고요? 에드먼드 힐러리가 합성섬유를 입고 에베레스트를 정복하진 않았습니다.”

 13일 미국산 면을 홍보하는 ‘코튼데이’ 서울 행사장에서 만난 미국면화협회(CCI) 조던 리(48·사진) 회장은 목소리에 자신감이 넘쳤다. 리 회장은 “한국 아웃도어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보며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했다”며 “100% 방수, 땀이 빨리 마르고 바람이 잘 통하는 기능 등을 갖춘 첨단 ‘기능성 면’에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면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합성섬유를 주로 사용하던 미국의 스포츠웨어 브랜드 ‘언더아머’가 2009년 땀 흡수와 발산, 통기성이 뛰어난 기능성 면 제품 ‘차지드 코튼’을 내놓은 뒤 큰 성공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동일레나운도 이 기술을 이용한 ‘드라이코튼’을 올해 내놓았다. 리 회장은 “방수·방한·흡수성·내구성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면 제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며 “미국 면화업계는 첨단 면 가공 기술을 개발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면 생산업체에 기술을 무료로 이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산 면을 해외 50개국에 홍보하는 비영리단체 CCI는 목화솜 모양의 ‘미국 코튼마크’로 유명하다. 미국산 면을 50% 이상 쓴 순면 제품이면 무료로 이 마크를 붙일 수 있다. 1989년부터 약 30억 개의 제품이 이 마크를 달았다. 이날 행사장에서 CCI는 25년 만에 새로 바꾼 코튼마크 디자인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한국 시장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리 회장은 “한국은 미국산 면을 연간 2억 달러(2053억원)어치 수입하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면 원료 소비가 미국은 15년 전에 비해 75%, 일본은 90%나 줄었는데 한국은 절반 수준에 그친 데다 금융위기 이후 오히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 등으로 의류 생산공장은 옮겨가도 원료는 품질이 우수한 한국산 실을 쓰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리 회장은 “값싼 전기료, 항만·물류 등 탄탄한 인프라, 높은 교육수준, 섬유산업 기술 등 한국의 경쟁력은 놀랍다”고 말했다. 명동 거리의 의류 매장들을 돌아본 뒤 한국 소비자는 품질과 환경을 중시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도 했다. 그는 “외관까지 나무로 지은 매장, ‘지속가능한 지구’‘순수한(pure)’ 등의 광고 문구, 상세한 라벨 설명과 그걸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구입하는 고객 등이 인상적”이라며 “순도·품질·책임(purity·quality·responsibility)이라는 CCI의 새로운 비전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리 회장은 “면은 합성섬유보다 비쌀 때가 많다. 하지만 편안한 데다 재생 가능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등 친환경적”이라며 “8000년 역사의 면이야말로 ‘섬유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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