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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주치의] 잦은 감기, 잘못된 식습관이 원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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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박긍열 소리청자성당한의원장

『동의보감』에 현빈지문호(玄牝之門戶)란 글이 있다. 코는 하늘의 정기, 즉 맑고 좋은 산소를 공급받는 통로이고 입은 땅의 기운, 즉 영양이 풍부한 음식물을 받아들이는 곳이란 뜻이다. 코와 입이 인간의 생명을 유지해 나가는 데 얼마나 중요한 기관인지를 강조하는 말이다.

비염은 콧물과 코막힘·가려움증을 동반하는 코 염증성 질환이다. 그런데 이런저런 원인의 비염으로 고생하는 현대인이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비염은 사계절 중 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비염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식습관 잘못으로 인해 발병할 수 있다. 과로·과음·불면 같은 생활습관의 부조화도 원인이 된다. 봄에 꽃가루나 황사·미세먼지에 오래 노출될 경우 비염에 걸릴 위험이 높다. 유전적인 요인이 있으면 예방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비염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로 급만성 비염이다. 갑자기 걸린 감기나 반복적인 감기의 후유증으로 코와 목구멍에 염증을 일으키면서 발생한다. 과로·과음·수면 부족 등이 주요 원인이다. 낮보다는 아침과 저녁에 코가 심하게 막히는 증상을 나타낸다. 보통 감기와 구별이 안 돼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도 꽤 있다.

둘째로 알레르기성 비염이다. 꽃가루·황사·집먼지·진드기와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물 등이 몸속에 들어와 발병하는 비염을 말한다. 한의학에서는 외부 저항력을 담당하는 위기(衛氣·면역기능을 총칭하는 말)의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주로 콧물·코막힘·재채기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 전체 비염 환자의 25% 정도가 알레르기성 비염인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

셋째로 위축성 비염이다. 비염이 오래 지속되면 코점막이 위축되고 코안이 건조해지면서 코딱지도 많아진다. 이로 인해 냄새를 잘 맡지 못하거나 코막힘·갈증을 호소하게 된다. 이는 코점막을 자극하는 약물들을 오래 복용하면서 발생한다.

비염은 청소년에게 특히 좋지 않은 질환이다. 코가 자주 막혀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식욕을 감퇴시켜 결국 성장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산소 공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으면서 집중력 저하와 졸음·피로감 같은 증상이 나타나 신진대사나 공부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실내 습도 유지와 몸에 맞는 음식물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밀가루·인스턴트 식품, 맵고 짠 음식, 찬 음료 등 소화장애를 일으키는 음식물은 가급적 멀리하는 것이 좋다. 사상의학적 체질에 따라 태양인은 오가피나 머루·포도를, 태음인은 무순·밤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소양인은 토마토와 딸기, 소음인은 생강차와 대파를 달인 물을 마시면 좋다. 또 오랫동안 실내에 머물지 말고 햇볕을 쬐며 20~30분 동안 가벼운 운동을 하면 예방에 효과적이다.

박긍열 소리청자성당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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