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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기지만 무한한 가능성 가진 너희들 믿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6면

사랑하는 온양여고 2학년 12반 녀석들에게.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된 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났구나. 최근 세월호 침몰 사고로 우리 모두의 마음이 무거운 탓에 5월의 각종 기념일도 가슴에 묻고 가는구나. 그래도 봄은 오고 꽃은 피듯이 너희 모습은 싱그러운 아침 햇살처럼 빛나고, 어느새 몸도 마음도 훌쩍 자란 것 같구나.

늘 짜인 일상 속에서 생활하다 보면 때론 몸과 마음도 지치고 힘들 때가 많을 거야. 이른 아침에 등교해 피곤한 얼굴로 교과서와 참고서를 뒤적이는 너희를 보면 담임으로서 안쓰럽고 미안할 때가 많단다. 그런데도 담임의 임무에 투철해야 한다는 이유로 속마음과는 다르게 너희에게 이런저런 잔소리를 자주 하게 된단다. 가끔씩 그런 나를 되돌아보면서 ‘한심한 선생’이 아닌가 반성해 보곤 해.

하지만 얘들아!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일’이라는 단어를 늘 마음속에 담고 살잖니. 내일이라는 두 글자가 있어 시련과 아픔, 환희와 기쁨의 순간순간을 견뎌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내일에는 너희가 이룰 희망과 꿈이 있기에 우리에겐 오늘이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날이겠지. 지금의 고교 생활이 누구에게는 권태롭고 힘든 시기가 될 수 있겠지. 그러나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조금씩 익숙해진다는 것일 터. 차분히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해 보면 너희가 진짜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될 거야. 조금만 참고 힘내자.

선생님은 봄마다 흔하게 피는 민들레꽃에 눈길이 자주 가곤 해. 들녘이든, 도시의 아스팔트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작고 노란 꽃을 피우는 민들레를 보면 너희 모습과 겹쳐지거든. 지금은 비록 작고 평범한 학생이지만 거센 비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끝내 수천, 수백 개의 홀씨가 돼 세상으로 날아가는 민들레처럼 성장할 너희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는다.

‘인생은 모두가 함께하는 여행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이 멋진 여행을 만끽해 보자.

그리고 쑥스럽지만 고백한다. 늘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나의 제자 온양여고 2학년 12반 예쁜이들 모두 모두, 진짜 진짜 사랑해.

 담임 하태민 교사가 제자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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