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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비만 3.5톤 … 음식은 16강전까지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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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국가대표 축구팀 뒤에는 ‘숨은 태극전사’가 있다. 지원스태프는 목표인 2014년 브라질월드컵 원정 8강을 위해 헌신적인 지원을 다짐했다. 왼쪽부터 채봉주 비디오분석관, 황인우 의무팀장, 김형채 조리장, 신동수 파주NFC 관리팀장, 차윤석 장비담당관. [파주=이호형 기자, 뉴스1]

월드컵은 한 나라 축구협회의 역량을 모두 쏟아붓는 총력전이다.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단 뒤에는 수많은 지원 스태프가 있다. 그들의 노력과 정성이 있기에, 선수들은 경기에만 전념할 수 있다.

 차윤석(34) 장비담당관, 황인우(41) 의무팀장, 채봉주(34) 비디오분석관, 김형채(41) 조리장, 신동수(43)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관리팀장.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을 만드는 보이지 않는 주역들이다. 대표팀의 궂은일을 책임지는 ‘그림자 5인방’이다.

 대표팀이 브라질에 가져가는 물품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의류 및 훈련 장비 무게만 3.5t에 이른다. 경기용 유니폼은 선수 한 명당 10벌을 준비한다. 전·후반을 나눠 한 경기에 새 유니폼을 두 벌 지급한다. 이밖에 각종 점퍼, 티셔츠, 트레이닝복, 축구화, 조깅화, 여행용 가방 등 갖가지 물품을 가져간다. 화물 운반용 대형가방 70여 개가 필요하다. 차윤석 장비담당관은 훈련용품 운영과 관리를 꼼꼼하게 챙긴다. 7일 NFC에서 만난 그는 “선수마다 선호하는 운동복 재질과 사이즈가 다르다. 박주영(29·왓포드)처럼 용품의 길이나 형태를 기호에 맞게 변형해 달라는 선수도 있다”면서 “최종 엔트리 후보로 거론되는 선수들의 요구사항은 세밀한 부분까지 파악해 불편함이 없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식사는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고기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는 선수단이 묵을 브라질 현지 호텔을 통해 신선한 걸로 구입한다. 한식 요리용 물품 확보는 브라질 한인회의 도움을 받는다. 김치와 양념류·건어물 등 한국에서 공수하는 식자재 무게도 700㎏에 이른다. NFC 조리장으로 이번 월드컵에 동행하는 김형채씨는 “호텔에서 제공하는 음식 이외에 매끼 한식용 반찬 6~7종과 메인 요리 2종, 서로 다른 두 종류의 밥과 국을 내놓을 예정”이라면서 “대회 기간에 메뉴가 겹치지 않도록 다양한 레시피를 짜 놓았다”고 말했다. 4년 전 남아공 월드컵보다 반찬 두 종류가 늘어 메뉴 선택 폭이 넓어졌다. 김 조리장은 “해외에 나가면 선수들이 김치찌개를 제일 좋아한다. 체력을 회복하고 입맛을 돋우기 위해 경기 다음 날 내놓을 예정이다. 특유의 냄새 때문에 호텔 측이 매우 꺼리는 청국장도 별미로 준비했다”면서 “16강전까지 사용할 식재료를 모두 확보했다. 선수들이 그 의미를 알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부상 방지와 신속한 재활을 위한 노력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황인우 의무팀장은 브라질에 총 500여 가지의 의약품을 가져간다. 남아공 월드컵(300종)·런던 올림픽(350종)과 비교해 약품과 재활 도구의 수가 크게 많아졌다. 브라질의 변덕스러운 기후와 환경을 감안한 결정이다. 황 팀장은 “대회가 열리는 6월은 남반구에서는 겨울에 해당하지만, 브라질이 워낙 넓어 도시별로 낮 최고기온이 10도 이상 차이가 난다”면서 “환경이 갑자기 바뀌면 부상 위험성이 높아진다. 온열매트부터 얼음찜질용 기구까지 사계절을 커버할 수 있는 의료용품을 모두 챙겼다”고 설명했다.

 신동수 NFC 관리팀장과 채봉주 비디오분석관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신 팀장은 브라질 현지와 가장 유사한 잔디 상태를 파주에 구현해 선수단의 적응을 돕는 임무를 맡았다. 동영상을 통해 H조 상대팀 경기력과 장단점을 파악하는 채 분석관은 “매일 밤 새벽 2~3시까지 분석 자료를 만들고 있다”면서 “힘이 들지만 한국축구 월드컵 첫 원정 8강에 일조한다는 사명감으로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파주=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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