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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대국민 사과, 대안 갖고 하는 게 도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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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종교지도자 간담회에 참석해 “국민이 다시 용기를 갖고 일어설 수 있도록 많은 힘이 돼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한양원 민족종교협의회 회장,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박 대통령,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 서정기 성균관장, 모철민 교육문화수석. 간담회엔 이들 외에도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천도교 박남수 교령, 조계종 교구본사 주지협의회장 돈관 스님, 한국교회희망봉사단 대표회장 김삼환 목사, 천주교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 등 10명이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 “한 사람이라도 더 실종자를 구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또 대안을 갖고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말씀드리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명의 종교지도자를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다. 박 대통령은 “사고로 큰 국민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 참으로 참담한 심경”이라고 밝혔다. 최근 SNS에서 일고 있는 각종 의혹과 관련해선 “사고 수습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유언비어와 확인되지 않은 말들이 퍼짐으로써 국민과 실종자 가족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사회에 혼란을 일으켰는데 정말 가슴 아픈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박 대통령에게 “여기서 주저앉으면 안 된다”며 “가장 중요한 문제는 새로운 제도와 정보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참회·반성하고 잘못된 것은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희생자) 마지막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정부가 성의를 다 보여주면 좋겠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또 “이 기회에 국민들이나 모든 공직자들이 변화의 기회로 삼고, 장기적으로 국가가 새 모습으로 거듭날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 대통령 역시 “(이번 일을) 무책임과 비리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며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단단히 마음을 잡고 개조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저도 부모님을 흉탄에 잃어 가족을 잃은 마음이 얼마나 견디기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통감한다”며 “사실 희망과 삶을 포기할 정도의 아주 바닥까지도 내려갔었는데 저 가족들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책임자 비리 등을 규명하고 재난대응시스템도 구축하고 해야 하니 선뜻 먼저 (사과하기 위해) 국민께 나설 수 없었다”는 설명도 했다.

 간담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서정기 성균관장, 천도교 박남수 교령, 민족종교협의회 한양원 회장, 조계종 교구본사 주지협의회장 돈관스님, 한국교회희망봉사단 대표회장 김삼환 목사, 천주교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참석했다.

◆박 대통령, 지지율 하락=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로밀엠브레인이 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지난달 30일 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잘한다’는 평가가 52.8%였다. 이 기관의 지난 3월 31일∼4월 1일 조사에선 ‘잘한다’는 평가가 65.6%였다. 한 달 사이에 지지율이 12.8%포인트 하락했다. 조사 대상은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이었고 유·무선 각 500명에 대해 RDD(임의전화걸기) 방식으로 조사했다.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이 지난 1일 발표한 조사(지난달 30일 조사, 800명 대상)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 평가에 대해 ‘잘한다’가 48.8%였다. 한 달 전 조사(61.8%)보다 13%포인트 떨어졌다. 또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48%로 2주 전 조사 때보다 11%포인트 떨어졌다. 이 조사는 지난달 28~30일 휴대전화 RDD 방식으로 진행됐고 조사 대상은 1008명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사태가 수습되면 별도의 자리를 만들어 국가개조 구상을 담은 대국민 사과를 할 방침이란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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