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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봉사 어릴 때부터 익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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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어릴 때부터 나눔과 봉사의 습관을 몸에 익혀야 합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다니는 손주부터 나눔과 기부활동에 동참하도록 설득했어요.”

 제타룡(76·사진)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 회장은 지난해 손자(12)와 손녀(9)를 적십자 회원으로 가입시켰다. 요즘엔 손주들이 먼저 “봉사활동에 나가겠다”며 제 회장을 조른다고 한다.

 ‘나눔 전도사’를 자처하는 제 회장은 지난해 매월 2~3차례 초·중·고교를 찾아가 특강을 했다. 한 학교에서 1004원 이상을 기부하는 학생이 30명을 넘으면 ‘천사학교’라는 명패를 걸어주는 ‘천사학교 운동’을 전개했다. 지금까지 1963명이 동참했고 26개 학교가 천사학교로 인증받았다. 이들이 내는 기부금만 연간 5억5000만원이다.

 제 회장이 나눔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미국 주간지 타임에서 미국 참전용사 모임인 ‘미션 컨티뉴(Mission Continues·임무는 계속된다)’를 알게 된 것이 계기였다. 이 모임은 해군 특수부대 소속으로 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던 에릭 그라이텐스가 2007년 8월 만든 비영리 자선단체다. 전쟁 후유증을 앓고 있는 환자 등 2103명의 퇴역 군인이 솔선하고 5412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해 지역사회 봉사활동 등 247개 사업을 진행했다. 제 회장은 “미국인들은 어릴 때부터 나눔 문화 교육을 받으면서 기부와 봉사 정신을 몸에 익히고 있다”고 말했다.

 제 회장은 “우리나라는 국가 복지제도의 사각지대를 국민의 봉사활동으로 보충하는 영미식 복지모델이 적합하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봉사활동의 중심에 있다고 보기에 올해 서울적십자사의 청소년 회원 활동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1965년 부산시청에서 시작해 99년 서울시청 감사실장으로 은퇴할 때까지 34년간 공직자로 일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 시절에는 매월 200만원을 회사에 반납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정책특보와 시정연구원장 재직 때는 매월 200만원을 복지시설에 기부했다.

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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