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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리포트] 어린이 호흡기 위협하는 메타뉴모바이러스 주의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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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어린이 호흡기를 위협하는 메타뉴모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메타뉴모바이러스는 천식·후두염 같은 만성 호흡기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급성 호흡기바이러스다. 상계백병원 천식·알레르기센터 김창근 교수는 “봄철에는 꽃가루·황사·미세먼지와 같은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호흡기를 공격한다”며 “여기에 메타뉴모바이러스까지 위협 요인이 하나 더 늘면서 소아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말했다.

메타뉴모바이러스는 면역력이 약한 1~3세 소아환자에게 주로 발병한다. 기침·쌕쌕거림·호흡곤란이 주요 증상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3월 중순부터 환자가 발생해 증가 추세다. 김창근 교수는 “3~4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올해는 작년과 비교했을 때 같은 기간 대비 발생률이 2배가량 높다”고 말했다. 상계백병원 천식·알레르기센터에서도 3월 한 달간 메타뉴모바이러스 의심환자 26명 중 30.8%인 8명이 확진을 받고 입원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에 증상이 비슷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는 현재 소강상태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호흡기질환의 또 다른 원인으로, 겨울철 1세 이하의 소아에게 주로 발병해 모세기관지염을 일으킨다. 감기 증상을 보이며 인후염·유행성각결막염을 일으키는 아데노바이러스(ADV) 역시 환자가 줄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메타뉴모바이러스 같은 호흡기질환은 정확한 진단·치료가 중요하다. 김창근 교수는 “메타뉴모바이러스는 세균성이 아니므로 항생제를 과하게 쓸 필요가 없다”며 “그런데도 급성 호흡기바이러스의 원인에 대한 명확한 진단 없이 항생제가 불필요하게 처방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메타뉴모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면 증상을 완화하고 2차 감염을 막는 치료를 받는다. 김창근 교수는 “염증·기침이 있으면 증상을 완화시키고, 기관지가 좁아졌다면 기관지를 확장시켜 만성 호흡기질환이 유발되거나 악화하는 걸 예방한다”고 말했다. 항생제는 치료 목적이 아닌 감염을 막고, 염증 예방을 위해 사용된다.

메타뉴모바이러스는 아직까지 효과적인 백신이나 적절한 치료제가 없다. 예방이 최선이다.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감기 기운이 있는 사람과는 접촉을 가급적 피한다. 기침을 하거나 대화를 할 때 튀어나오는 작은 침방울 속 병원균이 공기와 함께 호흡기로 흡입되면서 감염되기 때문이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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