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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정보기관 출신 탈북자 "20t 트럭으로 김정일 리무진 덮쳤다가 실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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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중앙DB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북한을 통치한 1994년부터 17년 동안 최소 각각 두 차례의 암살 시도와 쿠데타 모의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2일(현지시간) ‘미스터 K’라고만 칭한 북한 정보기관 출신 탈북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암살 시도의 경우 자동화기를 든 사람이 김 위원장에게 접근했으나 총을 발사하기 전 붙잡힌 일이 있었다고 한다. 또 20t 대형 트럭이 김 위원장의 자동차 행렬을 향해 돌진했는데 김 위원장이 다치지 않은 사건도 있었다. 행렬에 김 위원장이 타던 리무진과 동일한 차량이 있는 등 경호상 조치 때문이었다.

미스터 K는 옛 소련에서 교육받은 군인들을 포함, 북한 군 일각의 쿠데타 시도도 털어놓았다. 일부 군인들은 러시아의 개입을 유도하기 위해 청진에 있는 러시아 영사관을 폭격하는 방안을 모의했다. 북한의 북동부에 주둔한 한 부대도 평양의 주요 지점을 향해 미사일 공격하는 작전을 세웠다. 둘 다 사전에 적발됐다.

데일리메일은 “미스터 K의 주장을 직접적으로 확인하긴 어렵다”면서도 “정황 증거는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러시아의 프룬제 군사아카데미의 이름을 딴 ‘프룬제 사건’이 그 중 하나로, 94년 러시아에서 공부한 군인들이 일제히 검거돼 투옥된 사건을 가리킨다. 97년엔 6군단 본부가 총격전 끝에 해산된 일도 있었다고 한다.

94년 집권 전에 암살당할 뻔한 터라 김정일 위원장의 ‘보안 편집증’은 더 심해졌다고 미스터 K는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노동당 구내에서 최고위층 인사들과 대화 중 정전된 일이 있었는데 불이 꺼지자마자 경호요원들이 김 위원장을 에워싸는 것과 동시에 배석자 전원을 바닥으로 쓰러뜨렸을 정도라고 한다. 미스터 K는 “북한 최고위층 인사들에 대해서도 엄청난 감시가 이뤄지며 그 내용은 매주 최고지도자에게 보고됐다”고 전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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