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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까지 막아서야 … " 불편해진 어벤져스2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2일 오전 8시 서울 상암동 월드컵북로. 대형 빌딩 사이로 출근하는 직장인이 쏟아졌지만 큰길은 펜스로 가로막혀 있었다. 도로 곳곳에 배치된 영화사 관계자들이 “이쪽으로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저쪽으로 돌아가세요”라고 안내했다.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던 박모(38)씨는 “이렇게 넓은 대로를 막은 것도 모자라 인도까지 통제하는 건 너무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2’ 촬영으로 대규모 교통 통제가 이뤄진 상암동의 아침 풍경은 혼란스러웠다. 지난달 30일 마포대교 촬영과 달리 평일 오전부터 진행된 터라 혼잡이 더 심했다. 사방이 개방된 도로에서 진행되는 탓에 현장 사진 유출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스태프들 사이에서 들려왔다. 인근 고층 빌딩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캡틴 아메리카의 대역배우가 등장하는 추격신과 자동차 충돌신을 숨죽여 지켜보던 시민들의 환호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대규모 교통 통제로 시민 불편이 이어지자 서울시는 한 발 빼는 모양새다. 시는 지난달 31일 “어벤져스2 촬영 지원은 대한민국 해외마케팅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결정한 사안으로 서울시는 이에 협조하고 있다”며 문체부에 책임을 떠넘겼다.

강기헌·구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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